정치지형까지 흔든 ‘이준석 돌풍’… ‘20대’ 보수층 늘어났다

20대 보수화 두드러져… 진보 21.3% vs 보수 34.9%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이준석, 20대에게 ‘보수’ 준거집단 된 셈”

정치지형까지 흔든 ‘이준석 돌풍’… ‘20대’ 보수층 늘어났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오른쪽)가 지난 2일 부산 서면지하상가에서 퇴근길에서 청년과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이준석 돌풍’이 불자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진보층으로 기울어졌던 국민들의 정치 성향이 사뭇 달라진 것이다. 특히 20대 보수층이 늘어나면서 ‘청년’을 강조하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정치 성향’을 물은 결과 진보층은 26.7%, 보수층은 26.3%로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특히 20대(18~29세)의 보수화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8~29세(진보 21.3% vs 보수 34.9%)는 보수 성향이 두드러졌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보수층 비율이 가장 높았다. 보수층이 두 번째로 많았던 60대 이상(30.8%)과도 4.1%p 가량 차이가 났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두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홍 소장은 9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박근혜씨 탄핵 이후 통상적으로 진보층이 보수층보다 10%p 가량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서울‧부산 보궐선거 이후 진보층과 보수층 비율이 엇비슷해졌다”고 말했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4.7 재보궐선거는 ‘청년’에 주목하기 시작한 기점이기도 하다. 

홍 소장은 “이전까지 20대에게 정치 성향을 물으면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이념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준석 돌풍’에 20대들의 정치성향에 변화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의 뉴미디어 본부장을 맡아 활약한 바 있다. 그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는 무대를 꾸며 청년들에게 마이크를 쥐어줬다. 이후에도 이 전 최고위원은 ‘청년 대변인’을 자처하며 관련 이슈에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20대에게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소장은 “이 전 최고위원이 보수 정당 소속으로 활동하자 20대들이 갈 길을 정한 것 같다. 이 전 최고위원과 생각이 같으니까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정의내린 것 같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 20대들에게 일종의 준거집단이 된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정치 이념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 20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진보’를 대표할 청년 정치인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홍 소장은 “진보 진영에서 전 최고위원과 같은 인물이 나오면 ‘진보층’도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무선 ARS 70.5%, 유선 전화면접 19.4%, 무선 전화면접 10.1% 무작위 RDD 추출)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1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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