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화제 휩쓸고, ‘로컬’ 아카데미 넘은 한국영화

영화 ‘기생충’ 포스터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토’(감독 김도산) 이후 102년. 배우 윤여정이 한국배우 최초로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유독 아카데미 진입 장벽이 높았을 뿐, 한국영화와 한국배우는 그동안 세계 3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베니스·칸영화제에서 꾸준히 수상 소식을 전했다.

한국영화 중 처음으로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작품은 강대진 감독의 ‘마부’다. 이 영화는 1961년 제11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다. 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연기상을 받은 배우는 강수연이다. 그는 영화 ‘씨받이’(감독 임권택)로 198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화엄경’(감독 장선우)이 1994년 제4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탔다.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영화는 2000년대 들어 국제 무대에서 더욱 힘을 발휘했다.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2002년 제55회 칸영화제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박찬욱, 이창동, 김기덕, 홍상수 감독 작품이 수상의 낭보를 전했다.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제64회 베니스영화제 예술공헌상), 신수원 감독의 ‘서클라인’(제6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카날플뤼스상)도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한국영화 중 3대 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트로피를 받았다. ‘올드보이’로 제57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탄 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제57회 베를린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 ‘박쥐’(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생인 박찬경 감독과 공동작업한 ‘파란만장’은 제61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았다. 박 감독이 연출한 ‘아가씨’에서 미술을 담당한 류성희 미술감독은 한국 영화인 최초로 제69회 칸영화제에서 벌칸상을 받았다. 벌칸상은 영화제 공식 초청작 중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인 이에게 주는 상이다.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의 신점희 미술감독 또한 제71회 칸영화제에서 같은 상을 탔다. 

영화 ‘미나리’ 스틸컷

이창동 감독은 영화 ‘오아시스'로 한국감독 중 처음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배우 문소리는 이 영화로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신인배우 부문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배우 전도연은 ’밀양‘으로 제60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감독은 2010년 ‘시’로 제63회 칸영화제 각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베를린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배우 김민희가 홍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탔다. ‘도망친 여자’로 지난해 제70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인트로덕션’으로 올해 제71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받았다. 영화 ‘하하하’는 제64회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故 김기덕 감독은 ‘사마리아’로 2004년 54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빈집’으로 61회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탔다. ‘아리랑’은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선정됐다. 2012년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한국영화 100년사에 새 역사를 썼다. ‘기생충’은 2019년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중 최초로 칸 최고상의 영예를 누린 것에 이어, 지난해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서 작품상과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을 석권했다. ‘로컬’ 시상식 아카데미의 높은 벽을 단숨에 뛰어넘는 성취였다. 올해는 배우 윤여정이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정이상 감독의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지난해 수상자인 봉 감독은 올해 시상자 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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