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9일 (2)
고환율 시대 달러예금 전략…기업은 쌓고 개인은 털고

고환율 시대 달러예금 전략…기업은 쌓고 개인은 털고

승인 2026-06-09 06:00:05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중구 명동 일대 환전소에서 환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중구 명동 일대 환전소에서 환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시중은행 달러예금이 다시 불어나고 있다. 기업들은 향후 외화 결제에 대비해 달러 보유를 늘리고 있는 반면 개인들은 환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645억5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 637억1361만달러에서 열흘 새 8억4539만달러 늘어난 규모다.

최근 환율 상승이 달러 예금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원·달러 환율이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 시초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6일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경상수급 개선과 동떨어진 현재 환율 상승 이유는 수급에 기인한다”며 “현재 지난해 4분기 원화 약세 국면과 달리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미국 기술주 급락에 따른 리스크 오프,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트리거로 작용했다”며 “당국의 적극적인 구두개입 및 실개입이 추가 환율 상승을 제어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고객별로 보면 기업의 달러예금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환율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대금 결제 등으로 예정된 외화 지출을 고려해 보유 중인 달러로 원화로 환전하기보다 보유하기를 택한 것이다. 실제 기업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524억4312만 달러이다. 3월 말(466억1018만달러)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개인 달러예금은 감소했다. 환율이 고공행진 하는 환경에서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120억8271달러로 2월 말(136억3559만달러)보다 감소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개인 달러예금 잔액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자금 상당수는 개인사업자 자금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환차익 실현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해 신규 가입을 검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통상 달러예금 금리는 원화 정기예금 금리보다 소폭 더 높은 데다 환차익과 이자 수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기대에 따른 판단이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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