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9일 (2)
‘천리안위성 1호, 우주 무덤으로’… 대한민국 첫 정지궤도위성 ‘역사 속으로’

‘천리안위성 1호, 우주 무덤으로’… 대한민국 첫 정지궤도위성 ‘역사 속으로’

설계수명 7년 넘어 16년 운영, 기상·해양·통신 임무 수행
위성 개발부터 운영·수명연장·폐기까지 전주기 역량 입증
정지궤도보다 300km 높은 폐기궤도 이동 후 전원 차단
국제 우주잔해물 저감 지침 준수

승인 2026-06-08 16:52:02 수정 2026-06-08 18:29:44
천리안위성 1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천리안위성 1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나라 최초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위성 1호가 16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공식 퇴역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8일 오전 1시 32분 천리안위성 1호의 폐기기동과 부품 비활성화 절차를 모두 완료하고 운영을 최종 종료했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천리안 1호를 기존 정지궤도보다 약 300㎞ 높은 폐기궤도(무덤궤도)로 이동시켜 연료를 모두 소모하고 시스템을 완전히 정지시켰다.

천리안 1호는 2010년 6월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이다.

정지궤도는 지상 약 3만 5786㎞ 상공에서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공전해 항상 같은 지역을 관측할 수 있어 기상위성과 통신위성이 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천리안 1호 발사로 세계 7번째 기상관측위성 보유국에 이름을 올리며 그동안 해외 위성 자료에 의존하던 기상관측 체계도 독자 체제로 전환했다.

이번 폐기 작업은 위성을 우주 공간에 방치하지 않고 스스로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는 능동 폐기 방식으로 진행했다.

항우연은 6차례 궤도 변경 기동을 실시해 천리안위성 1호를 기존 정지궤도보다 약 300㎞ 높은 폐기궤도, 이른바 무덤궤도(Graveyard Orbit)로 옮겼다.

이후 위성 내부에 남아 있던 연료를 모두 배출하고 추진계와 전력계를 비활성화한 뒤 최종적으로 전원을 차단했다.

무덤궤도는 수명이 끝난 정지궤도 위성을 보관하는 우주의 폐차장 같은 공간이다.

사용이 끝난 위성을 그대로 정지궤도에 남겨두면 다른 위성과 충돌하거나 전파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정지궤도는 위성 운용에 적합한 공간이 한정돼 있어 수명이 끝난 위성을 제때 치우지 않으면 미래 세대가 사용할 우주 자원이 줄어들 수 있다.

천리안 1호의 능동 폐기는 국제사회의 우주잔해물 저감 지침을 준수한 사례다.

최근 세계적으로 위성 발사가 급증하면서 우주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지구 궤도에는 사용이 끝난 위성과 로켓 잔해, 파편 등이 수만 개 이상 떠다니고 있다.

천리안 1호의 당초 설계수명은 7년이지만 16년 동안 임무를 수행하며 설계수명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항우연은 위성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수명을 연장했다.

특히 2021년부터는 남북 방향 위치 유지 기동을 최소화하는 경사궤도 운영 방식을 도입해 연료 소모를 크게 줄였다. 이를 통해 위성의 잔여 연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장기 운영에 성공했다.

16년 동안 천리안위성 1호가 비행한 거리는 약 16억 ㎞에 달한다.

지구와 달 사이 평균 거리 약 38만㎞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4200번 이상 왕복한 거리다.

천리안위성 1호는 기상·해양·통신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남겼다.

기상탑재체는 9년 동안 56만 장 이상의 영상을 촬영했다.

이 자료는 태풍진로 예측과 집중호우 감시, 이상기후 분석 등에 활용됐다.

해양탑재체는 3만 장 이상의 영상을 확보해 적조와 해양오염 감시, 연안 환경 모니터링을 지원했다.

통신탑재체는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통신 시험 서비스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국내 위성통신 기술 개발과 상용화 기반 구축에도 기여했다.

천리안위성 1호가 수행하던 임무는 이미 후속 위성들이 이어받은 상태다.

기상관측은 천리안위성 2A호가, 해양관측 임무는 천리안위성 2B호가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발사될 천리안위성 3호도 천리안위성 1호가 사용하던 궤도와 주파수 자원을 안정적으로 승계할 예정이다.

이번 폐기는 한국이 위성 개발과 제작, 발사, 운영, 수명 연장, 폐기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이상철 항우연 원장은 “천리안위성 1호는 지난 16년간 기상·해양 관측과 통신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이라며 ”안정적인 임무 완수에 이어 후속 위성을 위해 궤도를 비워주는 능동 폐기를 수행함으로써 국가 위성의 전 생애주기 운용 역량을 입증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리안1호 위성 관제팀과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천리안1호 위성 관제팀과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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