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0일 (3)
굴뚝 속 탄소가 메탄올이 된다…시멘트 CCU, 탄소중립 ‘현실 해법’ 부상

굴뚝 속 탄소가 메탄올이 된다…시멘트 CCU, 탄소중립 ‘현실 해법’ 부상

에너토크·바이오프랜즈 컨소시엄, 5년 실증 완료
CO₂ 연 수천톤 전환 가능성…메탄올 수입대체 기대감도

승인 2026-05-26 13:00:40
성신양회㈜ 시멘트 공장에 설치된 탄소포집 설비. 에너토크 제공.
성신양회㈜ 시멘트 공장에 설치된 탄소포집 설비. 에너토크 제공.
시멘트 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던 이산화탄소(CO₂)가 다시 산업용 연료와 화학원료로 재탄생하고 있다. 탄소를 단순히 줄이는 차원을 넘어 ‘자원’으로 활용하는 탄소 포집·활용(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이 국내 시멘트 산업에서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탄소중립의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너토크와 ㈜바이오프랜즈 컨소시엄은 충북 단양 성신양회 시멘트 공장에서 5년간 진행한 CCU 실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총 310억원(정부 210억원·민간 100억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실증의 핵심은 충북 단양이라는 실제 공장 부지에 설비를 설치하고, 상업 가동과 유사한 조건에서 운전하며 검증한 ‘파일럿 스케일의 결과라는 점이다. 특히 포집한 CO₂를 곧바로 합성가스(CO/H₂)로 전환한 뒤 메탄올로 합성하는 통합 공정(End-to-End)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실증했다.
 
실증 결과에 따르면 포집된 CO₂ 순도는 99.5% 이상을 기록했으며, 하루 기준 20톤 이상의 CO₂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렸다. 포집된 탄소는 합성가스(CO·H₂) 전환 공정을 거쳐 메탄올로 생산되며, 향후 DME(디메틸에테르) 및 수소 생산 원료로도 활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공정 과정에서는 PM10 미세먼지 동시 포집 효과도 검증됐다.
 
CCU 기술이 시멘트 산업에서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산업 특성상 탄소 배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멘트 클링커(clinker)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산칼슘이 분해되며 대량의 CO₂가 발생한다. 국내 시멘트 산업의 CO₂ 배출량은 연간 약 2000만톤 수준으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반면 시멘트 배연가스 내 농도가 20~25%에 달해 포집 효율이 비교적 높다.
 
이번 실증에서 생산된 메탄올의 활용 범위도 넓다. 유기합성 원료, 세척제, 연료(직접 연료 또는 연료전지), 부동액, DME(에어로졸 분사체·LPG 혼합연료), 그리고 대규모 수소 생산의 원료로까지 이어진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한국이 메탄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메탄올 수입량은 연간 수백만 톤 수준이며, 공급망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실증에서 확보한 공정 기술이 국내 시멘트 공장 전체로 확대되면 메탄올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이산화탄소 감축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성 확보 가능성도 확인됐다. 시멘트 공장에서 발생하는 미활용 공정열(폐열)을 회수하고, 폐합성수지 고온 연소열을 이용한 잉여 열원을 CCU 공정에 투입함으로써 외부 에너지 투입을 줄였다. CCU 기술의 가장 큰 과제로 꼽히는 높은 에너지 비용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업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기대된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과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 강화로 세계 시멘트 업계는 탄소 감축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인도·중국·동남아시아 등 시멘트 생산 비중이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CCU 기술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에너토크 측은 이 기술·설비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이번 실증이 탄소를 단순히 ‘배출 저감 대상’이 아닌 ‘활용 가능한 산업 자원’으로 전환하는 국내 CCU 산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토크 관계자는 “탄소 포집 플랜트의 핵심은 기체와 유체의 정밀 제어인 만큼, 당사 액추에이터 기술과의 시너지가 뚜렷하다”며“이번 실증 성과가 향후 사업적 수익 창출로 연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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