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보·보수 진영 모두에서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정책 경쟁보다 ‘단일화 과정’ 자체가 선거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사실상 ‘단일화 싸움’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시민참여단 방식 단일화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2026서울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추진위원회’가 진행한 시민참여단 모집에 당초 예상치인 2만5000명을 크게 웃도는 3만4262명이 등록했다. 이 과정에서 추진위의 검증 결과 참가비 대신 납부 의심자가 868명으로 확인됐다. 본인 동의 없이 신청서 작성과 입금이 이뤄졌다고 추진위에 알려온 시민도 100여명에 달했다. 개인인증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추진위는 당초 4월17~18일로 예정됐던 1차 투표를 4월22~23일로 닷새 연기했다. 결선투표도 4월27~28일로 조정했다.
보수 진영도 단일 후보 선출 이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좋은교육감후보추대시민회의’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윤호상 한양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를 보수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 그러나 경선에 참여했던 류수노 전 방송통신대 총장은 합의된 유선 30%·무선 70% 혼합 방식이 아닌 무선전화 가상번호 100%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됐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여론조사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독자 행보를 예고했다.
단일화는 표 분산을 막기 위해 후보를 한 명으로 압축하는 절차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교육감 선거에는 정당 공천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실제 선거는 진보·보수 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고, 지지층 결집이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단일화가 사실상 필수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
문제는 단일화가 제도권 밖에서 이뤄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단일화는 대개 별도 추진위원회나 시민단체 주도로 진행된다. 법적 권한을 가진 공식 기구가 아니다 보니 여론조사 설계나 시민참여단 모집 과정에서 공정성을 검증하기 어렵고, 사후에 잡음이 나도 책임을 물을 제도적 통로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선 불복이나 독자 출마를 막기 어려운 구조도 한계로 꼽힌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 특성상 강제 장치가 부족하고, 단일화는 후보 간 자발적 합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합의가 깨질 경우 이를 제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후보 난립과 갈등이 반복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이런 구조가 정작 중요한 정책 논쟁을 뒤로 밀어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누가 단일 후보가 되느냐에 관심이 쏠리다 보니, 교육감이 실제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는 제대로 따져볼 틈이 없다는 것이다. 단일화 싸움이 길어질수록 기초학력 회복, 교권 보호, 입시제도 개편 같은 정작 중요한 교육 문제는 선거판 바깥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갈등이 교육감 선거 구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지적한다.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정당 개입을 배제했지만 현실에서는 진보·보수 구도가 형성됐고, 이로 인해 비공식적인 정치 경쟁이 강화되면서 진영 내부 경쟁도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당 공천이 없는 상황에서는 후보들이 각자 소신과 정책으로 경쟁하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원칙”이라며 “인위적인 단일화보다 결선투표제 등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