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도 의료‧돌봄을 제공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 본사업이 지난달 본격 시작했지만, 현장에선 보완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방문진료 서비스를 전국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인력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19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2026 대한재택의료학회 춘계 심포지엄에서 “통합돌봄 정책 시행으로 시‧군‧구 전담조직이 생겼으나, 정작 소비자가 문의하면 관련 기관 연락처만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는 곳도 있다”면서 “현재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통합돌봄은 그간 병원(의료), 건강보험공단(요양), 지방자치단체(돌봄)로 분절돼 있던 서비스를 전담조직을 통해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다. 불필요한 요양병원 입원을 줄여 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가족의 돌봄 부담을 공동체가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문제는 통합돌봄 정책의 핵심인 재택의료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원급 신청기관 1118곳 중 실제 진료비를 청구한 기관은 369곳(33%)에 그쳤다. 김 의원은 “청구기관이 3분의 1뿐이라는 것은 여러 제도적인 제약 때문으로 해석된다”면서 “방문진료를 할 의향이 있어도 실제 진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재설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현장에서는 충분한 예산 지원과 인력 확충, 행정절차 간소화 없이는 재택의료의 현장 안착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방문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경기도 파주시 연세송내과 재택의료센터의 송대훈 원장은 “재택의료가 진료·간호·재활·영양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전담 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모의 경제’가 확보돼야 한다”면서 “의사 한 명의 사명감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료와 간호를 제외한 서비스는 수가조차 전무한 상황”이라며 “의료자원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 공급자의 낮은 만족도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부선주 아주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수급자의 만족도는 95%에 달하지만, 현장 여건 탓에 공급자의 만족도는 75%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간호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분절된 간호 서비스를 통합한 ‘재택간호 센터’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내 방문 기관과의 유연한 협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재택의료 서비스의 질적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현재는 집을 방문한다는 행위 자체에만 매몰되거나 처치 위주로만 접근하는 등 재택의료에 대한 이해가 제각각”이라며 “표준 교육 과정과 질 관리를 통해 의료 전문성과 돌봄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짚었다.
지역별 편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수익구조가 나지 않는 지역의 경우 병원급 기관이 지원하는 구조를 제안하기도 했다. 복지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통합돌봄 본사업 시행 이후 2주차 운영현황에 따르면 노인 인구 1만명당 신청자 수가 전남은 18.2명에 달하는 반면, 경기는 4.0명에 그치는 등 지역별 신청 건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의원급에서 서비스를 공급해 수익구조를 내기 어려운 곳은 병원이 지원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택의료 대상 확대도 제안했다. 현재 재택의료는 장애인과 노인 돌봄 중심이지만, 퇴원 환자를 관리하는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퇴원 환자를 대상으로 내과적 관리를 비롯해 간호‧재활‧영양관리 등 기능회복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퇴원환자가 자택 복귀 전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중간집’ 등 서비스 관리에 의료기관 참여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국, 대만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재택입원’ 제도 도입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재택입원은 병원이 아닌 집에서 1~2주 입원하는 것으로, 의사‧간호사가 매일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제도다. 65세 이상 노인 환자 가운데 폐렴이나 심부전 악화, 만성폐쇄성페질환, 봉와직염 등으로 입원한 환자가 대상이다. 다만 교정되지 않는 저산소증(산소포화도 90% 이하), 심근경색 의심 증세, 다른 급성 질환이 없어야 한다. 재택입원 제도의 효과성도 입증됐다. 재택입원 제도를 운영한 결과, 재입원 위험은 26% 감소했으며, 장기요양기관 입소 위험은 84%나 줄었다. 우울증, 불안 증세도 감소했다. 의료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사망률이나 환자 기능 상태는 병원 입원과 차이가 없었다.
이 교수는 “한국엔 아직 재택입원 모형이 만들어지고 있진 않다. 하지만 폐렴, 요로감염 등 재택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 대상으로 모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택입원은 병실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으로도 특히 확장시킬 필요가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택입원 서비스가 재택임종으로 전환되는 시스템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