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도입한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를 개설한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대형 반도체 종목 등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RIA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들이 해외 인공지능(AI)·빅테크 종목에서 국내 대형 반도체 종목과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이동 흐름을 보이고 있다.
RIA 계좌는 해외주식 투자로 발생한 수익을 국내시장으로 이전해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계좌를 말한다. 해외주식 매도 대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시장에 장기 투자할 시 한시적으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부여한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23일 이전 보유한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할 경우 매도 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양도세를 최대 100%에서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자사 고객들의 RIA 계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일 기준 RIA 계좌를 통해 입고된 해외주식 가운데 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전체의 19.1%를 차지한 엔비디아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는 AI 수혜 열풍에 힘입어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투자처로 분류된 종목이다.
이외에도 그동안 미국 증시 상승세를 견인한 매그니피센트 7(M7)으로 불리는 애플(7.8%), 테슬라(7.4%), 알파벳(6.8%) 등이 매도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AI 소프트웨어 종목으로 지난해 높은 오름세를 선보였던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도 5.4%의 매도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의 RIA 계좌에 해외주식을 입고한 고객들의 평균 입고 금액은 약 3000만원으로 입고 한도(5000만원)의 약 60% 수준이었다. 입고 고객 가운데 43.7%가 해외주식을 매도했다. 매도 고객 1인당 수익 실현 금액은 평균 1300만원 수준으로 드러났다.
해외주식을 매도한 고객들은 국내로 눈길을 돌렸다. 이들 고객이 가장 많이 매수한 국내 종목은 전체 비중의 15.7%를 차지한 SK하이닉스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도 15.4%를 차지해 근소한 격차로 2위에 자리매김했다. 이어 코스피를 대표하는 200개 우량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KODEX 200(4.1%)과 TIGER 200 ETF(2.5%), 현대차(3.6%)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매수 비중 최상위권을 차지한 이유는 반도체 초호황기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 시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진 여파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268조5330억원, 195조336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6.42%, 313.79%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준 삼성전자의 경우 매출액 616조9200억원, 영업이익 297조5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92%, 582.43%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호실적 랠리를 바탕으로 높은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각각 190만원, 3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현재 고객사는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을 최우선하고 있어 가격 상승에 대한 수요 저항은 낮은 상황이다”라며 “이에 따라 2분기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는 오는 5~6월 메모리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실적의 추가 상향 여력 또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K하이닉스 역시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지속에도 2분기 AI 서버 출하량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상회해 강력한 성장 동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아울러 SK하이닉스의 서버 D램과 기업용 SSD 수요 급증세도 지속되는 점에서 향후 실적 추정치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