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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맞이하는 3‧1절이지만, 올해는 광복 80주년으로 그 의미가 더 크다. 이날 서울 곳곳에선 태극기가 휘날리고, ‘대한민국 만세!’ 목소리가 울려 퍼질 예정이다.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서울시와 서울 자치구가 뜻깊은 행사를 마련하고 나섰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우선 다음 달 1일 ‘그날 꺾이지 않았던 함성으로, 내일을 그립니다’를 주제로 제106주년 삼일절 타종행사를 연다. 106년 전 울렸던 만세 함성은 이날 보신각 일대를 가득 메울 예정이다. 만세 함성은 현재를 넘어 미래로 이어지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서사적으로 구성한다.
합창과 뮤지컬 등 공연도 다채롭게 준비된다. 행사 사회는 유관순 열사의 모교인 이화여고의 윤지우 학생이 맡았다. 이날 광진구립여성합창단의 합창에 이어 서경대 뮤지컬과 학생들의 ‘영웅’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 기념공연 후 이어지는 타종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이종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정문헌 종로구청장을 비롯해 김병현 애국지사의 자녀 김대하 씨 등 독립운동자 후손 9명 등이 참여한다.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는 탑골공원 일대에서 ‘소울해치와 떠나는 항일 유적 탐방’ 프로그램이 열린다. 탐방은 탑골공원을 시작으로 승동교회~태화관터~김상옥 의거 터를 거쳐 보신각까지 항일운동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코스다. 앞서 시는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참여자를 사전 모집했다.
서울 자치구들도 3·1절을 맞아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에는 서울에서 가장 높은 55m 높이의 대형태극기가 게양된다. 60개 태극기 군집기도 놓인다. 구는 매년 3‧1절에 가락시장 사거리에서 ‘초대형 태극기 게양식’을 하고 있다. 올해는 구립 소년소녀합창단의 ‘삼일절 노래’를 시작으로 52사단 군악대가 연주하는 애국가가 울려 퍼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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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에는 다음 달 3일까지 ‘태극기 거리’가 조성된다. 구민들이 독립운동 정신과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부터 효창공원 입구에 이르는 510m 도로 구간 가로등에는 태극기 가로기를 게양했다. 효창공원 정문(창열문) 앞 가로수 22그루는 ‘태극기 트리’로 꾸민다.
효창공원은 독립운동의 발자취가 남겨진 곳이다. 발백범 김구 선생,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삼의사, 임정요인 이동녕·차리석·조성환 선생 등 애국선열 7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조성돼 있다. 이봉창 역사울림관은 이봉창 의사의 옛 집터 인근에 건립된 기념관으로, 독립투쟁 이야기와 한인애국단 선언문 등이 전시돼 있다. 구는 이봉창 역사울림관 앞 조경수도 태극기로 꾸민다.
다음 달 1일 성북구에 가면, 직접 독립운동가가 돼 그 정신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화공간이육사에서 특별 프로그램 ‘비밀결사단’을 진행한다.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행사는 참가자들이 직접 독립운동가가 돼 ‘독립’이라는 임무를 완수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참가자는 △독립선언문 필사 △이육사 퀴즈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서대문구는 다음 달 1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 무대에서 독립운동 재현 퍼포먼스, 역사어린이합창단의 공연, 3.1독립선언서 낭독 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는 서대문 독립 골든벨, 독립낭독 챌린지, 독립 캐리커처 그리기, 서대문형무소 도슨트 투어, 한복 3.1운동 플래시몹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 부스가 운영된다. 다음 달 1일부터 이틀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마채숙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는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미래 세대와 함께 나누기에 더욱 특별한 해”라며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울려 퍼졌던 서울 곳곳에서 문화예술을 통해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대한민국 미래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