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 고발? 실망 넘어 분노…“정몽규 물러나라”

박주호 고발? 실망 넘어 분노…“정몽규 물러나라”

한국축구지도자협회, 공식 성명 내고 KFA 비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KFA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불공정한 축구 대표팀 감독 선발 과정에 일침을 가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8일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신임 국가대표 감독으로 세웠다. 하지만 선임 후 홍 감독에만 면접을 진행하지 않는 등 형평성에 어긋난 사안이 밝혀졌다. KFA는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고 오히려 무능한 행정력을 또다시 드러냈다.

한국 축구가 퇴보할 위기에 놓이자, 지도자협회도 우려를 표했다. 협회는 “홍 감독의 선임이 지난 5개월간의 무능과 반복되던 시행착오를 종결짓는 매듭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는 더 심한 혼돈과 또 다른 기만의 서막이 되고 말았다”면서 “정몽규 KFA 회장은 또다시 대한축구협회 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합리적 결정이 필요한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과 결과가 세계적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협회는 “이번 신임 대표팀 감독 선임과 발표 과정은 역대 감독 발표와는 모든 것이 이상하고 비정상적이었다. ‘보안’이란 이유로 규정과 절차적 시스템을 모두 내팽개쳤다. 축구협회는 스스로 규정과 절차를 어기는 이런 졸속행정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규정과 규칙을 준수하라며 휘슬을 불 수 있는 권위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절차적 정당성보다 감독에게 필요한 덕목이 중요하다’고 했다. 작금의 한국 축구가 겪고 있는 숱한 위기와 혼돈이 축구협회 회장의 이런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 전권을 받은 이임생 이사는 홍 감독에게 밤늦게 찾아가 대표팀을 맡아달라 부탁했다. 후보로 거론됐던 다비드 바그너, 제시 마치 등 외국인 감독 후보가 PPT를 준비해 면접을 본 것과 대조적이다.

지도자협회는 “모두에게 공평해야 할 할 면접 기준이 특정 후보 앞에서만 왜 갑자기 주관적이고 자의적 해석으로 바뀌어야 했는가. 한국 축구발전을 위한 선한 의도로 그러했다면, 그럴수록 선한 의도를 증명할 길은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는 것밖에 없다”면서 “모든 절차는 뒤죽박죽되고 협회의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됐다”고 힘줘 말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이사. KFA

KFA의 비정상적인 행정은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폭로로 민낯을 드러냈다.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 선임 직후 자신의 SNS에 대한축구협회 내부자로서 그들의 불공정함을 고발했다. KFA는 박주호의 내부 폭로에 이례적으로 단 하루 만에 입장문을 밝혔다. 박주호 의견에 반박하며 법적 고발을 준비한다고 할 정도로 강경 대응했다. 

이에 지도자 협회는 “축구협회의 무능한 행태를 비판한 특정 축구인에게 ‘법적 대응’하겠다고 한 대한축구협회에 실망스러움을 넘어 분노를 표한다. 이번 사태는 대한축구협회가 평소 축구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존중을 강요하면서 정작 협회는 전혀 선수와 축구인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조그마한 비판도 들으려 하지 않고 견디지 못하는 협회는 발전하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끝으로 지도자협회는 “많은 축구인이 개탄한다. 역대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축구협회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런 총체적 난국을 조장하고 더 큰 혼란만 가중시키는 책임이 전적으로 정 회장에게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 정 회장은 이 모든 과정과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즉각 회장직에서 사퇴하기를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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