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일하다 다쳐 하반시 마비 극단적 선택 한 근로자 '산재'"

"근로자 에워싼 주위상황 등 종합적 고려해야"

해당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근로자가 업무상 사유 또는 업무상 재해로 우울증 증세가 악화돼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될 경우라면 근로자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건설공장에서 일하다 업무상 다쳐 장해를 입고 우울증 증세가 악화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근로자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이란 사건을 다시 심판하도록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재판부는 "망인이 업무 중 발행한 추락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됐고 오랜 기간 하반신 마비와 그로 인한 욕창으로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우울증이 발생했다가 극단적 선택 직전 욕창 증세가 재발해 우울증이 다시 급격히 유발악화됐다"며 "그 결과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낮아진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심은 망인의 우울증이 발생한 경위, 극단적 선택 무렵 망인의 신체적․정신적 상황등에 관해 면밀하게 따져보지 않고 망인이 하반신마비, 욕창, 우울증 등으로 정상적인 인식능력, 행위선택능력이나 정신적 억제력이 없거나 현저히 낮아져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살에 이른 것이라고 추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와 같은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질병이나 후유증상의 정도, 그 질병의 일반적 증상, 요양기간, 회복가능성 유무, 연령, 신체적․심리적 상황, 근로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원심판결에는 업무상 재해에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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