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故변희수 전역취소 판결 항소 포기하라 ” 軍에 지휘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전역 당한 변희수 전 하사가 삶을 마감한 가운데 지난 4일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국방부가 고(故) 변희수 전 하사를 강제전역시킨 것은 위법하다는 1심 판단에 불복한 가운데, 법무부가 항소를 포기하도록 지휘했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변 전 하사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소송에서 육군이 항소를 포기하도록 지휘했다. 일반 소송과 달리 행정소송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6조에 따라 법무부가 승인해야 항소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앞서 대전지법 행정2부는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승소로 지난 7일 판결했다. 전역 심사 당시 변 전 하사의 성별은 여성이었기 때문에 ‘남성 성기 상실 등 심신장애에 해당한다’고 본 전역 처분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1심 판결 이후 군 당국은 항소를 결정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일 “1심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 법무부에 항소 지휘 요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법무부 행정소송 상소자문위원회는 이날 박 장관에게 항소 포기 지휘를 권고했다. 법무부는 “자문위에서 육군본부 소송수행자와 법무부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한 뒤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와 법리, 인간의 존엄성 존중에 관한 헌법 정신, 국민의 법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자문위는 총 7명으로 법무부 인권국장(내부위원)과 외부위원 6명으로 구성된다. 

법무부는 “이 사건 판결은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고, 이 사건 처분 당시 여성이었던 변 전 하사에 대해 음경상실, 고환결손 등을 이유로 한 전역처분은 관련 법령 규정에 비추어볼 때 위법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전환자의 군복무 인정 여부는 추후 관련 규정의 개정 검토, 군의 특수성 및 병력 운용, 국방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국민적 공감대 등으로 종합하여 입법적·정책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변 전 하사는 지난 2019년 외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이후 계속 복무를 희망했지만 군에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이후 인사소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했지만 첫 변론을 앞두고 지난 3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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