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명품에 골프… MZ세대 소비라는데

[쿠키뉴스] 손희정 기자 =오늘도 MZ세대 찾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내 주변에는 MZ세대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금융권’에서 말하는 MZ세대는 없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1994년생까지의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친 신조어로 지난해 우리나라 총 인구 5184만 명 중 43.9%가 이에 해당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MZ세대가 주도하는 금융업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MZ세대는 오는 2030년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약 60%를 차지하며 경제 활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미래의 고객으로 MZ세대를 확보하기 위해 금융권은 모든 노력을 동원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이벤트를 열고 좋아할 만한 혜택을 담은 상품을 출시한다. 始發(시발)카드와 같은 재미 요소도 넣어보고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 블랙핑크를 카드 전면에 세운다. 15만원의 연회비를 내는 백화점 프리미엄 신용 카드도 MZ세대를 겨냥해 출시했다.

금융권에서 보는 MZ세대는 ‘나를 위한 플렉스(FLEX)로 백화점에서 명품 삼’, ‘쉬는 날엔 골프 라운딩’, ‘종종 메타버스에서 전 세계 친구들과 인사 나눔’, ‘재밌고 선 넘는 건 힙한 것’ 이쯤 된다.

그렇다면 나는 MZ세대가 아니다. 백화점 보다 온라인 쇼핑몰을 많이 가고 명품백보다 에코백이 더 많으며 라운딩 보다 스크린 골프장에 더 자주 간다. 자신에 대한 투자만큼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고 재미만큼 선을 넘지 않는 걸 좋아한다.

모든 MZ세대가 나와 같다는 건 아니다. 금융권에서 보는 MZ 세대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소비습관 등 경제활동을 하나의 세대로 묶어서 정의하는 것은 적확하지 않다. 1980년대생인 40대가 골프를 칠 순 있지만 2004년생인 10대가 골프를 치러가진 않는다. 반대로 40대가 메타버스를 즐길 리 없다. 24년의 세대차이를 동일선상에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융권이 MZ세대를 사로잡고 싶다면 하나로 퉁 칠게 아니라 소비 습관별로 쪼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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