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철부지 애송이? 계급에 경의 표해야"…멀어지는 합당

국민의힘·국민의당, 깊어지는 감정의 골

이준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마산어시장 상인회에서 열린 상인 간담회에 참석해 상인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당 대표가 아닌 철부지 애송이로 봤다"며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에 추천한다"며 미국 드라마 '밴드오브 브라더스' 속 명대사를 소개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대사는 'We salute the rank, not the man(우리는 계급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지 사람에 표하는 것이 아니다)'이다. 이 대사는 윈터스 소령이 과거 자신의 상관이던 소블 대위가 자신을 보고도 경례 없이 머뭇거리자 한 말이다. 


나이, 성별 등과 관계없이 현 계급을 예우하라는 질책이다. 당 대표가 된 이 대표를 직책에 맞게 대우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준석이 당 대표가 아니라 철부지 애송이로 보이니까 정상적인 질문에 정상적인 답변이 안나오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합당의 대의나 국민들의 야권통합에 대한 열망보다는 그냥 이준석에 꽂힌 것"이라며 "그러니 대놓고 남의 당 전당대회에 개입해 이준석 떨어뜨리려 하고 지금도 철부지 애송이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보다 앞선 글을 통해서도 "이제 철부지에 애송이까지 나온다. 국민의당의 중도공략 화법인가 보다"라면서 "37살 당대표에게 저렇게 말하면서 2030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당에 대해 Yes냐 No냐는 질문은 국민의당이 제안한 합당인데도 답변이 정말 어려운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는 국민의당에서 나온 비판에 대응한 것이다. 

앞서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전날 SNS에 "우리는 한편으로 여론을 조작해 정권을 도둑질한 도둑놈들과 싸우고 다른 한편으로 국운이 걸린 정권교체를 앞에 두고 제 분수를 모르고 제멋대로 장난질하는 철부지 애송이도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오는 8일까지 합당 협상을 마치자며 압박 태세를 이어가자 국민의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전날 CBS에 출연해 "우리가 현재 당세로 봐서 돈과 조직이 없지, 우리가 무슨 가오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며 "일방적·공개적으로 시한을 정하고, 그때가 지나면 끝이라고 하는 건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협상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사실상 합당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8월30일 경선버스 출발을 예고한 바 있다.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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