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버스 탄 윤석열 ‘첩첩산중’...검증 문턱 다가온다

당 안팎서 도덕성 검증 공세 본격화될 듯
당내 전폭적 조력은 쉽지 않을 것


경선버스 탄 윤석열 ‘첩첩산중’...검증 문턱 다가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응원을 받으며 기념관을 나서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윤석열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8월 경선 버스에 올라탔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사방에서 ‘칼날 검증’을 예고한 탓이다. 윤 예비후보의 정치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여권은 윤 예비후보의 국민의힘 조기 입당에 즉각 공세를 펼쳤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30일 “본인 또는 주변 사람, 가족들 모든 삶의 이력과 정치 철학, 미래 비전 등을 철저히 검증받고 그에 따라 책임도 부담해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윤 예비후보를 닭으로 비유하며 날을 세웠다. 그는 31일 북콘서트 현장에서 “원래 시골에서 닭을 잡을 때도 어머니는 용감하다. 닭을 잡고 목을 비틀고 깃털을 뽑는데 아들들은 어떻게 하나”며 “삼계탕 다 만들어 놓으면 실컷 놀다가 이름 부를 때만 와서 나타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 예비후보가 뚫어야 할 관문은 여권 공세뿐만이 아니다. 당내 경쟁자들이 환영 인사를 건네면서도 공격 태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윤 예비후보의 독주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예비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당내 주자 지지율은 ‘도토리 키재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들 입장에선 단기간 내에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후보 도덕성에 초점을 맞춘 검증 공세를 펼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특히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공격을 벼르는 모양새다. 경험 많은 ‘대권 재수생’들이 맹공을 날릴 경우, 정치 신인인 윤 예비후보가 받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가라앉았던 ‘처가리스크’ 의혹이 재공론화될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경쟁을 예고했다. 그간 윤 예비후보에 대한 언급을 삼가던 모습과는 다른 행보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준비가 됐는가,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라며 “도덕성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X파일’, ‘드루킹 특검 연장론’ 등을 거론하며 일찍이 윤석열 저격수로 떠오른 바 있다. 지난달 30일 윤 예비후보가 입당한 직후에도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상호 검증하고 정책 대결을 펼쳐 무결점 후보가 본선에 나가도록 하자”며 뼈 있는 인사를 건넸다. 

입당 선배인 최재형 예비후보 역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 예비후보는 지난달 윤 예비후보를 당내 ‘계파 갈등’의 시초로 저격했다. 최 예비후보는 윤 예비후보 지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주자다. 지지율 확보를 위해서라도 견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언급한 ‘비단주머니’도 당분간 효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예비후보를 도울 세 개의 비단 주머니를 풀기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삼국지에서는 비단 주머니를 줄 때 위급할 때 하나씩 열어보라고 돼 있다”며 “위험해서 ‘이거 아니면 안 되겠다’ 싶을 때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대선 막이 오르지 않았고, 네거티브 공세가 아직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결국 윤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낙점되지 않는 이상, 당 차원의 전폭적인 조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윤 예비후보 외에 당내 유력 대선주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당은 이낙연·이재명 등 유력후보가 2명이기 때문이다. 승산 있는 경쟁을 위해서는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을 염두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예비후보가 독자적 정치력을 증명해내려면 네거티브 공세를 줄이는 게 선과제”라고 말했다.

joy@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