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정부, '한국형 ESG' 구축 역량 집중···객관적 지표와 행동 필요

대한상의, 첫 ESG 경영포럼 열어···ESG 방향 등 논의
이형희 SK SV위원장 "SK 만의 ESG가 아닌 ESG 확대 고민"

8일 오전 서울 상의회관에서  제1차 대한상의 ESG 경영포럼'이 열렸다. 포럼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윤은식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재계와 정부가 국내 현실에 맞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K-ESG를 만드는 데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ESG의 객관적인 지표 수립과 함께 기업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법인 화우와 공동으로 '제1차 대한상의 ESG 경영 포럼'을 개최했다. ESG 경영 확산을 위한 정책 방향과 평가지표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경영·사회 전반에 걸쳐 이슈인 ESG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리스크 관리와 정책지원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상의는 설명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KPC) 지속가능경영추진단 단장은 '글로벌 ESG 최신 동향과 대응 과제'를 주제를 통해 "기업들이 단순히 상징적인 활동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단장은 "많은 기업들이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는데 설치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면서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13곳에서 ESG 위원회를 설립·운영하고 있는데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비판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위원회를 통해 ESG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사업기회 요인을 도출하는 기능과 역할이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현재 ESG 지표 평가기관별로 지표가 달라 적용 기준에 따라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달라지는 등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ESG 평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ESG에 대한 논의가 지속하는데 'ESG 워싱'을 방지하면서 제도를 마련 및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SG 워싱'은 기업이 사회적이고 윤리적인 책임과는 거리가 있지만 ESG 경영을 표방하는 것 처럼 홍보하는 것이다.

ESG평가는 기업의 실제 상황과 달라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ESG 지표의 글로벌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기후변화 리스크의 재무공시를 위한 태스크포스(TCFD) 권고안을 중심으로 ESG에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조언이다. ESG 지표 글로벌화 과정에서 TCFD가 세계 공통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클 것이란 이유다.

실제로 영국, 뉴질랜드, 스위스, 홍콩 금융규제 당국 등이 TCFD를 채택, 오는 2025년까지 TCFD 기준 정보 공개를 의무화한다. 국내에서는 신한은행(2018년), 환경부(2020년), 한국거래소(2020년) 등이 TCFD에 가입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00개 글로벌 기관들이 TCFD 지지 선언을 했고 이 중 금융 부문은 805개 기업(국내 KB, 신한금융 포함)에 달한다.

이근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다양한 평가 기준이나 지표는 혼란을 가중하기 때문에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며 "국제적 표준과 국내 기준이 차이가 나면 이중의 노력이 필요하고 기업의 현실과 동떨어진 지표를 제시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이렇게 되면 국내의 독자적 요소도 포함될 수밖에 없다"며 "국제적 표준 위주의 작업과 국내 독자적 요소는 법률적 이슈 위주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이제 막 ESG를 시작하려는 기업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투자자의 요구사항이나 자체 필요성, 그리고 법제도 반영의 관점에서 단계적인 대응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은 ESG 대응 방안으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측정'을 강조했다. 측정을 통해 ESG 활동을 금전적 가치로 화폐화해 기업들이 ESG 경영의 현재 위치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나 원장은 'ESG 현황과 기업의 대응'을 주제를 통해 "ESG 측정 노력이 기업이 최우선으로 택해야 할 최소한의 작은 변화(Small Change)"라며 "ESG의 큰 파도에 맞서 파도를 넘어서는 서핑(Surfing)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앞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국제적인 정확성 등을 고려해 중견·중소 기업이 ESG 준비를 위한 교육 확대와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ESG 인센티브 확대 및 금융기술 개발 등을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강 실장은 "ESG는 최근에 가장 큰 화두다. 단순히 주주와 사회공헌을 넘어 기후변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들이 ESG를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한국형 ESG를 개발해 기업에 도움이 되고 과도한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은 SK만의 ESG가 아닌 ESG 확대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ESG가 열풍이다. SK는 사실 ESG에 대해 2~3년 전부터 고민해 왔다. 마침 최태원 회장도 ESG의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며 "초기 단계의 ESG가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과 실제로 ESG를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경영에 부담이 없는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참석자들은 ESG 경영을 확산하기 위해선 기업에 부담을 주는 규제관점이 아니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지원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회의를 주재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ESG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으며 이는 국내 기업들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글로벌 경영무대에 새로운 룰로 등장한 ESG를 각 기업도 부담이 아닌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는 자세의 필요성과 이를 위해선 규제가 아닌 정책금융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양원준 포스코 전무, 이병훈 현대차 상무, 이선주 KT 상무, 유원무 풀무원 바른마음경영실장, 이재혁 고려대학교 교수, 김선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이사 등이 참석했다.

eunsik80@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뉴스에서 많이 본 뉴스
주요기사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