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앗아간 생명] 손 한 번 못 잡고 마지막 인사...야속한 코로나 임종

모니터 화면으로 비대면 면회..."끝까지 버텨줘서 고맙다" "죄송하다" 오열도

코로나19 중환자 병동의 모습.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임종이 임박한 코로나19 환자와 가족에 영상기기, 모니터, CCTV 등을 통해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는 비대면 면회가 시행되고 있다.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고인을 떠나보내야 하는 가족들의 슬픔도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가 바꾼 거리두기와 비대면 생활에는 익숙해졌지만, 사랑하는 이와의 마지막까지 비대면으로 보내야하는 ‘코로나 임종’은 여전히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25일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사망자 장례관리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 발생 시에는 감염 방지를 위해 '선 화장, 후 장례'가 원칙이다. 사망한 경우 바로 화장되며, 염이나 입관식은 모두 생략된다.
 
코로나19 환자가 임종에 가까워지면 의료기관은 가족들에 알리고, 임종참관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다. 해당 지침 상에는 가족들이 원할 경우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직계가족(2명)에 한해 임종면회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대부분 임종이 임박했을지라도 코로나19 환자와 가족들의 직접 접촉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환자에 임종면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도 영상기기, 모니터, CCTV 등을 통해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고, 비대면 면회조차 불가한 의료기관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병동에 근무하는 24년차 간호사 이영은씨(가명)은 “코로나19 환자의 임종면회에는 직계가족 두 분만 가능하고 감염 우려 때문에 환자와 직접 접촉은 제한된다”며 “병동 간호부스 한켠에 마련된 모니터링 기기를 통해 비대면으로 마지막 모습을 지키는 식으로 면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직접 뵙지도, 만져보지도 못하는 상황에 속상해하시고 오열하시는 가족들이 많다. ‘끝까지 버텨줘서 고맙다’, ‘편안하게 가시라’, 그리고 ‘죄송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아무리 코로나19가 익숙해졌다고 해도 코로나19 임종은 한결같이 힘들고 안타까운 과정”이라며 “이곳에서는 코로나19가 정말 무서운 병”이라고 했다. 
 
코로나19는 일반 말기 환자들의 임종 모습도 바꿨다. 일반 환자들의 경우 가족들이 임종면회가 허용되지만, 마찬가지로 보호구를 착용한 채로 임종면회가 가능하고, 면회 대상자도 지정된 보호자와 직계가족 등 엄격히 제한된다. 가족들이 한데 모여 마지막을 지키는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직계가족은 임종을 볼 권리를 찾아달라’, ‘아버지 가시는 길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 등의 간곡한 청원이 잇따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존엄한 죽음의 의미가 퇴색되고, 충분한 애도도 허용되지 않으면서 ‘사별 트라우마’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김대균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정책이사(인천성모병원)는 “최근 해외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들 대한 호스피스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감염 확산 방지가 최우선 시 되면서 환자들이 철저한 격리상태에서 제한된 죽음을 맞는 것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코로나19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상처가 적지 않을 것이다. 고인을 애도하고 서로 위로하는 단계가 생략됐기 때문”이라며 “갑작스러운 사별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적극적으로 상담지원 프로그램 등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호스피스 분야에서도 감염병 시대에 맞는 존엄한 죽음 및 돌봄 문화를 정착시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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