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와 연예계, 일반인까지… 이다영, 정말 다 터뜨렸네

SNS에 “내가 다 터뜨릴 것”... 사회 전반으로 확산 '불씨'

사진=흥국생명 이다영 SNS.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내가 다 터뜨릴 것”이라는 이다영의 엄포가 현실이 된 모양새다. 그로부터 촉발된 ‘학교 폭력’ 고발이 배구계와 체육계를 넘어, 연예계와 일반인으로까지 확대됐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이다영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리다고 막대하면 돼, 안 돼? 그런 갑질 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하루빨리 사라져야 해. 존중받을 짓을 해야 존중받고 나이만 먹었다고 다 어른 아니고”라는 글을 올렸다. 

배구 팬들은 이다영의 글이 팀 내 선배인 김연경을 겨냥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로 인해 불화설이 터져 나왔지만 이다영은 이후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의 심경을 SNS에 표현했다. 그는 “곧 터지겠지잉. 곧 터질꼬야아얌. 내가 다아아 터트릴꼬얌”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는가 하면, “괴롭히는 사람은 재밌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싶다”고도 게재했다.

하지만 일련의 행보는 결과적으로 이다영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한 누리꾼은 지난 10일 이다영‧이재영 쌍둥이 자매에게 과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않은 채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가해자가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고 고백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다영·이재영 자매는 같은 날 학교폭력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대한배구협회는 자매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뒤 은퇴를 선언한 삼성화재 박상하. 사진=KOVO


◆ 체육계 뒤흔드는 ‘학폭 미투’  

이다영‧이재영 자매로부터 불거진 ‘학폭 미투’는 배구계도 크게 흔들었다.

지난 13일 국가대표로 활약한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송명근과 심경섭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호소가 올라왔다. 18일에는 한국전력의 박철우가 이상열KB손해보험 감독의 과거 폭행 사실을 들추면서 논란이 일었다. 다음날인 19일에는 삼성화재 박상하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박상하는 학폭 사실을 부인하다가 22일 은퇴를 결정했다.

나아가 ‘학폭 미투’의 불씨는 체육계 전반으로 옮겨갔다. 19일 한 누리꾼은 한화 이글스 소속 유망주 A선수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현재 A는 학폭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한화 구단은 다각도로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22일에는 수도권 야구단 소속 두 명의 투수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구단 조사 중이고, 23일엔 프로농구의 슈퍼스타 B가 가해자로 지목됐다.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부조리와 폭행이 일상화 된 체육계는 피해자가 문제만 삼는다면 얼마든지 가해자가 나올 수 있는 구조다. 과거의 일이라 예방할 방법도 없어, 각 구단들은 팀 내에서 가해자가 나오지 않길 기도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앞으로도 한동안 제2, 제3의 가해자가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배우 조병규. HB엔터테인먼트

◆ 조병규부터 현아까지, 연예계도 쑥대밭? 

‘학폭 미투’는 연예계까지 발칵 뒤집었다. ‘내일은 미스트롯2’에 출연 중이던 가수 진달래를 시작으로 이달 들어 온라인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만 10명 이상이다. 

이 가운데 학폭 사실을 부인한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17일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조병규는 거듭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누리꾼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지만 소속사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여자)아이들’의 수진 역시 중학교 시절 뺨을 때렸다는 한 누리꾼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수진과 동창이었던 배우 서신애가 SNS에 ‘변명할 필요가 없다’는 글을 남기면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된 상황이다. 서신애는 과거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23일에는 가수 현아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현아는 “저는 뺨을 때린 적도 누군가를 때린 적도 없다”며 직접 입장문을 내 반박한 상태다.

한편 일반인들의 ‘학폭 미투’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18일에만 1만 여개가 넘는 학폭 관련 게시글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가해자의 직장 정보가 포함된 구체적인 신상을 제시하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다영이 ‘대(大) 학폭 폭로 시대’를 열었다고 조소하고 있다.

◆ 학교 폭력 경각심 높아졌지만… 허위 폭로는 경계해야

‘학폭 미투’로 인해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허위 폭로로 인한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학폭’ 폭로가 사회적인 이슈로 관심 받으면서 ‘과거의 일이 언제든 세상에 알려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학교폭력 자체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음해를 위해 허위로 폭로하는 행위가 벌어진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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