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後] 우리가 바라는 일상

[코로나 1년後] 우리가 바라는 일상
[편집자주] 쿠키뉴스는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규정했던 2020년을 돌아보며 [코로나1년 後]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습니다. 이번 기획은 우리 이웃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직장인들은 지난 1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올해 1년 무엇을 희망하는지 들어봤습니다. 기획 연재를 마치며 나와 가족, 친구,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찾는 2021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쿠키뉴스] 구현화‧배성은‧송병기‧신민경‧윤은식‧한전진 기자 =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누구는 일상이 멈췄다 했고, 누구는 새 삶의 방식이 도래했다고 이야기했죠. 서로가 힘들고 지친 하루 하루였지만 희망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코로나19와 함께한 시간은 365일을 지난 또 몇 일이 더해졌습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눕니다. 겹겹이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고, 검사를 합니다. 매일 매일 늘어나는 감염자와 사망자 숫자가 눈으로 귀로 다가옵니다.”


#코로나


[코로나 1년後] 우리가 바라는 일상
원인불상의 폐렴, 감염병, 팬데믹, 선별검사, 음압병실, 덕분에 챌린지, 희생과 감사,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의 단어가 2020년을 지배했다. 비대면(언택트), 화상회의, 원격‧온라인 수업,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소상공인의 눈물, 코로나 블루, 재난지원금, 집콕 등의 단어가 코로나19와 함께한 1년을 대변한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바꿨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 특히 코로나19와 함께한 일상에 대해 대다수 직장인들은 ‘일상의 소중함’과 ‘변화’, ‘적응’ 등으로 1년을 돌아봤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A과장은 “지난 1년간 코로나로 인해 당연시 됐던 일상을 제대로 누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며 “이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 일하는 B 대리는 “외출이 아닌 집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크게 바뀐 것 같다. 변화의 속도가 굉장히 빨라 타이밍을 놓치면 완전히 뒤처지겠다는 위기감도 동기에 느꼈다”고 회상했다.

방송통신 업계 C 대리는 “해외로 가는 휴가는 생각조차 못했다.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구매 사이트를 새로고침해야 했던 지난해 초가 생각난다.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공포감도 들었다. 당연했던 일상의 변화와 이에 적응하는 것도 어렵웠고 지친 시기였다. 하지만, 나를 되돌아보고 가까이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통신회사에 다니는 D 부장은 “누구나 처음 맞는 혼란의 시간이었다”고 평가하고 “한두달만 참으면 될 줄 알았으나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유행은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사회적 어젠다가 될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이야 하는 현실이 씁쓸했다”고 되돌아 봤다.

물론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에 대한 긍정 의견도 많았다.

[코로나 1년後] 우리가 바라는 일상
가구업계에서 일하는 E 대리는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집에서 업무를 보는 게 더 이상 어색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기업에 다니는 한 직원은 “재택 근무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또 일 처리가 빨라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와 함께 1년을 평가해 달라는 물음에 웃기지만 슬픈 답변들도 있었다. 모 대기업 임원은 “대다수 임원과 경영자(CEO)들은 출근을 하고 직원들은 재택으로 회사에 없다보니, 본의 아니게 윗분들과의 회의와 식사가 확 늘었다”고 웃었다. 또 다른 대기업에 다니는 모 사원은 “코로나로 인해 체중이 늘었고, 일상의 감을 잊었다. 마음껏 야외활동하고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 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대기업 18년차 모 부장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일의 노하우 등이 많다. 대면접촉이 줄어 전달이 쉽지 않다. 일을 혼자서 다 처리하는 것은 문제 없지만, 후배들에 대한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혼자 처리해야 할 일들에 비해 내 스스로의 역량이 이만큼 충분하다는 점이 놀랍다. 짬밥의 힘인가?”라며 유쾌하게 답했다.


#비대면(언택트‧온라인)


[코로나 1년後] 우리가 바라는 일상
감염병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그 중심에는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업무와 일상을 처리하는 ‘비대면(언택트)’, ‘온라인’이 자리했다. ‘재택근무’는 직장인들의 일상이 됐다.

회사로 출퇴근을 반복했던 직장인들은 코로나19로 집에서 출퇴근을 해야 했다. 또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거나, 울고 웃으며 왁자지껄하게 술 한잔을 기울이던 자리는 확연하게 줄었다.

재택근무에 대해 직장인들은 대체적으로 ‘업무효율’, ‘출퇴근 시간 절약’, ‘빠른 의사결정’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점 혹은 부족한 대인관계’, ‘업무시간과 휴식시간의 모호함’, ‘집콕 스트레스’ 등을 단점으로 지목했다.

IT기업의 F 대리는 “재택근무에 대한 장단점을 느낄 수 있는 해였다. 재택근무 초기 업무 효율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업무 본질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일처리가 빨라졌다. 다만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충분히 소통과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있었고, 모두가 ‘내가 일을 하고 있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불필요한 보고와 문서화가 요구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IT업계의 모 과장은 “출퇴근 시간 절약이 좋았다. 재택근무시 퍼포먼스를 높이려고 더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절약한 시간을 자기개발 등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재택근무의 단점을 말한 대기업의 모 신입사원은 대인관계 형성에 아쉬음을 표했다. 지난해 입사한 그는 “신입사원 연수를 통해 끈끈해진다는 (입사) 동기간의 관계가 선배들의 이야기보다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 같아서 아쉽다. 입사 후에도 재택근무 등 선배와의 만남 자리가 줄다 보니 확실히 업무 경험을 쌓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 일 하나하나를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느낌”이라며 “해야할 일들을 선배들이 다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할 일이 없다. 이렇게 생활하는게 맞나 싶다”고 아쉬워했다.

대기업의 모 임원도 “재택근무와 비대면 업무 환경 변화가 너무 갑작스럽게 와서 이런 근무가 장기적으로 효과적일 지는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후배들을 이끌어주기 좋은 환경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대면을 해야 하는 업계 특성을 반영한 의견도 있었다. 여행‧숙박업에 종사하는 모 직장인은 “새로 처해진 환경에 적응하며 뉴노멀 시대에 발맞춘 상품과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위생’과 ‘방역’에 철저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또 식품업계 B 대리는 “직장에서 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 보다는 속도감이 떨어지는 업무 분야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면과 비대면을 혼용할 수 있는 유연성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람 그리고 희망


[코로나 1년後] 우리가 바라는 일상
급격히 변한 일상과 지치고 힘든 삶의 연속이었지만 직장인들은 ‘사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작장인들은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하고,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예전과는 다르겠지만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를 희망했다. 

중견기업의 모 대리는 “잊고 싶은 1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아픔을 준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활발하던 사람들과 장소가 생기를 잃은 것이 안타까웠다”고 돌아보고 “올 한해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안정을 주는 1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식품업계의 모 대리는 “지난해는 기업도 소상공인들도 쉽지 않은 해였다. 올해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고 한 만큼 모쪼록 코로나19를 이겨내고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과장의 답은 간단 명료했다. “코로나 종식때까지 안전하게 직장생활 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스크 없이 생활하는 일상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넷기업에 다니는 모 대리는 “코로나 완화가 소망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코로나를 악용한 사기 행위 등이 근절되기를 바란다. 힘든 시기에 서로를 이용해 본인의 사적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행위는 사회 전반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사회적 우울감을 가져올 뿐”이라며 사회 문제도 함께 해결되기를 소망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와 방역 최일선에 있던 의료진과 방역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에 대해 응원하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코로나 1년後] 우리가 바라는 일상
또 지난해 힘들었던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통신회사에 다니는 모 부장은 “자영업자 등 어려운 한해를 보내신 분들게 위로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로 역시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호텔업계의 모 직원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많으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언젠가는 꼭 가봐야지 하고 그냥 지나쳤던 상점들이 이제는 ‘임대문의’라고 씌여져 있는 것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올해는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져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분들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좀더 잘 되길 바라는 직장인도 있었다.

모 그룹사 홍보담당 차장은 “코로나가 종식돼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겠지만, 올해는 국가간 이동 제한이 완화되서 회사의 해외 사업이 잘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또 가구업계의 E 대리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더 많은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드리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업무가 문제없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직장인들은 올해 소망으로 “올해는 가족들과 마음껏 여행을 하고 외출을 하고 싶다”, “자영업자 분들이 꼭 잘 됐으면 좋겠다”, “백신을 빨리 접종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람들을 기쁘게 해줄 이벤트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외에도 우리 사회와 구성원들을 걱정하면서 좀더 성숙하고 발전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희망했다. 특히 코로나19 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공동체를 위해 조금더 버티고 힘내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smk5031@kukinews.com  / 사진=박태현‧박효상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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