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딱 이것만 알아두자”…전문가에게 듣는 여론조사 읽는 법

쿠키뉴스·한길리서치, ‘선거여론조사와 사회여론조사’ 화상교육 개최

“여론조사, 딱 이것만 알아두자”…전문가에게 듣는 여론조사 읽는 법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정당 지지도,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범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등 쏟아지는 여론조사 보도를 어떻게 하면 잘 읽을 수 있을까. 

이에 쿠키뉴스와 한길리서치가 20일 ‘선거여론조사와 사회여론조사’라는 주제의 화상교육을 개최하고 여론조사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이 강연자로 참여했으며,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 서울여대 학보, 한성대 신문사 등 대학생 학보사와 쿠키뉴스 기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다음은 홍 소장과 학보사·쿠키뉴스 기자들이 여론조사에 대해 주고받은 다양한 궁금증들이다. 



Q. 여론조사 읽을 때 가장 주의할 점이 있다면


▶먼저 해석과 설명의 차이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 해석과 설명은 조사결과(Fact)의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통령 지지율로 예를 들어보겠다. 해석은 대통령을 지지하는가, 지지하지 않는가를 조사한 뒤 그렇게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물어 근거가 나오는 것을 뜻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대처 00%, 부동산 대책 00% 등 응답자가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한 통계치가 있는 것이다. 반면 설명은 정치평론가 등 전문가의 경험에 근거한 풀이다. 구체적인 자료가 없으므로 팩트가 아니다. 

다음으로 여론조사를 다수결로 해석해선 안 된다. 소수 의견이 반영돼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자살률과 같은 사회적 문제는 다수결로 해석해선 안 된다. 자살률이 과반이 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풀이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트렌드를 유심히 보는 것도 중요하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을 분석할 때 평소 20%대도 못미치는 지지율을 가졌던 A가 20%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 의미 있는 결과다. 반면 20% 이상의 지지를 받던 B가 20%도 못 미친다면 위기상황이라는 뜻이다. 지지율의 흐름(트렌드)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론조사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경계 해야 한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언더독 효과(약자에 대한 연민 작용으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후보를 지지하게 되는 현상)나 밴드웨건 효과(대세 후보에게 유권자의 지지가 쏠리는 현상) 등의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러한 표 쏠림 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외려 대중을 여론조사를 통해 움직일 수 있는 ‘객체’로 보는 시각일 수 있다. 대중들은 나름대로 어떤 현상에 대한 정보수집 능력과 판단 능력이 있는 주체다. 여론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주체로 보는게 맞다. 


Q. 조사기관별로 대통령·정당 지지도 등 조사결과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 리얼미터, 한길리서치, 한국갤럽 등 각 기관이 채택하고 있는 조사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리얼미터는 ARS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대표적 조사기관이고, 한국갤럽은 전화조사원을 통해 상호작용을 거치는 전화 조사 면접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한길리서치의 경우 작년 1월까지는 한국 갤럽과 같이 전화조사원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콜센터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전화면접과 ARS 방식을 혼용하고 있다.

유선전화 ARS를 사용하는 기관의 경우 정당 지지율을 조사했을 때 2030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응답이 높게 나온다. 일반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유선전화를 주로 이용하는 5060이 2030이라고 허위응답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길리서치는 무선 ARS와 전화면접 두 방식을 사용해 허위응답이 나타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어떤 조사 방법이 맞다, 틀리다 정확히 답을 내릴 순 없다. 각자 조사기관과 전문가가 검증을 통해 정확도를 해소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여론조사, 딱 이것만 알아두자”…전문가에게 듣는 여론조사 읽는 법
▲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이 ‘선거여론조사와 사회여론조사’를 주제로 화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Q.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중요한가?


응답률은 중요하지만, 현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계산 방법상 응답률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응답자가 전화를 받은 뒤 응답을 하지 않고 끊어도 다 응답률에 포함된다. 외국인, 만 18세 이하 등 유권자가 아닌 대상이 전화를 받아 “조사 대상이 아니다”고 답하면 응답률에서 제외할 수 있지만, 무작정 끊을 경우에는 다 포함이 돼 실제 응답률보다 상당히 하향평가돼 나온다. 한 세대의 표본 수를 채우기 위해 연락을 계속 돌리다 보면 응답률이 계속 떨어지게 되는 일도 있다. 


Q. 여론조사가 조작될 수도 있는가


어렵다. 조작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가능성이 극히 드물다.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요소를 전부 찾아내 여론조사 심의규정으로 다 반영했다. 사전에 등록된 조사기관만 조사할 수 있고, 규정을 어기게 되면 절대 공표하지 못하게 막았다.

조사기관이 조작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조사 시점 조작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시행하기 위해 통신사로부터 핸드폰 가상번호를 전달받아야 하는데 조사 10일 전에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당장 내일 조사를 하고 싶다고 해도 불가능한 것. 10일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조사 시점을 기관 마음대로 설정할 수 없다. 전국 모든 핸드폰 번호의 RDD(무작위 전화 걸기) 방식도 있긴 하지만 해당 방식도 2~3일은 걸린다. 

최근엔 ‘선파라치(선거와 파파라치의 합성어)’라는 말도 있다. 불법 선거와 관련된 의혹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는 제도다. 그러다 보니 선거여론조사와 관련해서도 고발이 다양하게 들어온다.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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