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위험성 예단 말아야

"노르웨이 등 접종자 사망과 백신과의 인과관계 규명부터"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위험성 예단 말아야
▲사진=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주사접종소에서 한 시민이 독감예방접종 주사를 맞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화이자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국내 도입이 예정된 백신인 만큼, 과학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섣부른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지난 16일 기준 노르웨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4만2000여명 가운데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대부분 요양원·요양병원 등에 머물던 고령자로, 75%는 80세 이상이었다. 집계 시점까지 노르웨이에서 접종 가능했던 백신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머네티’(코드명 BNT162b2)가 유일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포르투갈 등에서도 코머네티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달 29일 백신을 맞은 접종자가 2시간 뒤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이튿날 두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포르투갈에서는 평소 건강했던 40대 여성 간호사가 접종 이틀 후 숨졌다.

사망 사례가 속출하자 정부는 백신의 안전성 검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올 화이자의 백신은 최대 2000만명분으로 추산된다. 우리 정부는 해외 제약사 4곳을 통해 현재 총 56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1000만명분은 화이자 백신으로, 오는 3분기에 들여올 예정이다. 아울러 1분기 중으로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백신 1000만명분이 우선 공급되는데, 이때 정부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문가 논의를 거쳐 백신 접종 대상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8일 “노르웨이 보건 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것처럼, 아주 고령이면서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분들에 대한 접종은 전문가들과 협의 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노르웨이 전문가들과 의약품 당국의 조사결과를 계속 살피겠다”고 브리핑을 통해 말했다. 이어 “(사망자는) 대부분이 75세 이상이고, 기저질환이 있거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접종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접종 후 사망과) 유사한 사례들은 계속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적인 분석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백신의 안전성을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mRNA 기술이 적용된 화이자의 백신은 지금까지 상용화한 사례가 없는 새로운 백신이다”라며 “접종자들의 사망이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조사한 결과를 확인해야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각한 기저질환자’에 대한 백신 접종 여부를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의 경증 부작용조차 견디기 힘든 상태의 환자에게는 백신 접종이 이익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노르웨이 요양병원에서의 코로나19 유행 전 평균 사망률, 유행 후 사망률, 백신 접종 후 사망률 사이의 통계적 확인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역시 백신 접종 전후, 코로나 유행 전후 사망률 데이터를 철저히 준비해 논란에 대비하고, 말기 질환자와 연명치료 거부자 등에 대한 접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 교수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독감 백신 접종 상황을 복기해야 한다”며 “당시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었음에도 백신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대중적 불안감은 예방접종에 대한 저항감을 높여 집단면역 형성이 지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보고된 모든 사망 사례는 백신접종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노르웨이 보건당국에 의해 철저하게 조사되고 있다”며 “노르웨이 정부는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백신 접종전략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르웨이 보건당국의 사망 원인 조사에 협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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