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살려내” 눈물바다 된 서울남부지법

정인이 양부모 오늘 첫 재판...법정 2곳서 중계

▲사진= 정인양 양부모의 학대치사 사건에 대한 공판이 진행될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진용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최은희 기자 = 16개월 영아를 입양한 후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정인이 사건’의 양부모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13일 오전 9시. 재판까지 1시간도 넘게 남았지만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정문은 이른 아침부터 시민 80여명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정인이 엄마’들은 검은 복장을 맞춰입고 ‘장씨 사형’ ‘살인죄 사형’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다’라고 쓰인 플랜카드를 손에 들었다.

법원 정문 양쪽으로는 시민단체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지난 11일부터 설치한 근조화환 70개와 바람개비 50개가 흰눈에 덮여있었다.

강원도 원주에서 온 김영신(34·여)씨는 “나 역시 입양아를 키우고 있다”면서 “아기를 위해 나서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 마음이 아팠다. 다시는 아동학대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원에서 중한 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나왔다는 서울 관악구 거주 장유미(33·여)씨는 “(정인양과 비슷한) 17개월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서 “아이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3번이나 있었는데도 살리지 못했다. 정인이가 찍힌 어린이집 CCTV 영상을 봤는데 온몸에는 멍이 가득한 채 작은 손으로 빨간 장난감을 쥐고 있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어 “앞으로 제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촉구하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사진= 정인양 양부모의 학대치사 사건에 대한 공판이 진행될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태현 기자

오전 9시30분 호송차가 법원으로 들어서자 한꺼번에 많은 시민이 일제히 호송차 쪽으로 몰리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격양된 시민들은 “정인이를 살려내라”고 절규했다. 일부 참가자는 목이 쉬도록 울부짖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중년 남성은 호송차 쪽으로 난입하려다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는 306호 법정출입구 앞에서는 방청권이 배부됐다. 전날 15.9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방청권 응모에 성공한 이들이다.

방청하러 온 한 60대 시민은 “어떻게 어린 아이를 그렇게 할 수 있나. 양모 얼굴을 좀 보고 싶어 신청했다”면서 “분명히 모든 사람들이 다 양모에 살인죄가 적용되길 바랄 것이다. 양모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길 바란다”고 눈물 지었다.

재판부는 본래 법정 외 별도의 법정 2곳에서 중계 방청을 진행한다. 남부지법이 지난 1971년 개원 이후 중계법정을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은 일방 방청객용 좌석 51석에 대해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 온라인으로 방청 신청을 받았다. 총원 813명이 응모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양모 장씨에게 살인죄가 적용될지 여부다. 검찰은 이날 공소장 변경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지난해 3~10월 수차례에 걸쳐 정인 양을 집이나 자동차에 홀로 방치하는 등 정서적 학대 혐의도 받는다.

양부 안씨는 정인양이 학대를 당하고 건강 상태가 악화됐음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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