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두고 간 차에 도로 엉망” 300번 버스, 9시간30분 걸린 이유

▲사진=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6일 오후 서울 화양동 건대맛의거리에서 시민들이 눈발을 맞으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6일 오후 내린 폭설로 인해 도로가 마비됐다. 일부 구간에서 대중교통인 버스가 도로에 갇혔다. 경기 성남에서 경기 광주까지 9시간30분 걸려 도착한 버스도 있다. 

7일 대원버스 노동조합에 따르면 6일 오후 10시30분 성남 분당 오리역을 출발한 300번 버스가 종점인 광주 곤지암에 7일 오전 8시에 도착했다. 꼬박 9시30분을 도로에서 보낸 것이다. 해당 구간은 평소 1시간30분 걸리는 거리로 알려졌다. 이렇게 장시간을 달려 이날 오전 8시에 곤지암에 도착한 버스는 5대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폭설로 인해 3번 국도 갈마터널 인근 고개를 차들이 넘지 못하자 일부는 차를 도로에 세워둔 채 갔다”며 “눈으로 인해 미끄러운 데다 주차된 차 등으로 인해 도로가 엉망이 돼 긴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300번 버스뿐만 아니라 3번 국도를 이용하는 다른 노선의 버스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버스에 탑승했던 시민들은 운행 시간이 길어지자 갈마터널을 지나 하차한 후 경강선 등으로 갈아탔다. 다만 종점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하차하지 않고 긴 시간을 버스에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경기 성남을 출발해 경기 광주를 종점으로 하는 300번 버스의 노선도. 다음 지도 캡처. 
온라인에서는 한 네티즌이 7일 오전 4시와 같은 날 오전 6시 300번 버스에 탑승해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네티즌은 “버스에서 7시간 가까이 있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이야기했다. 그는 6일 오후 9시쯤 버스에 탑승했으나 7일 오전 7시에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폭설 등으로 버스가 ‘거북이’ 걸음을 할수 밖에 없었다. 서울 간선버스 108번을 운행하는 버스기사 이현공씨는 “서울 종로구 혜화에서 한성대입구까지 평소에는 막혀도 10~15분이면 가는 거리를 40분 이상 걸렸다”며 “버스 100여대가 버스전용차로에 쭉 늘어서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눈이 오면 탑승객들이 들쭉날쭉한 배차간격에 불만을 토로한다”면서 “경기 양주에서 서울 종로를 오가는 긴 노선이다 보니 폭설 등 방해 요인이 있으면 배차 간격을 맞추기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사진=북극발 강추위가 찾아온 6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대교 인근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박효상 기자
폭설의 여파는 7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얼어붙은 도로에 시민들은 출근길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버스를 17년째 운행하는 버스 기사 김모씨는 “도로가 모두 빙판이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인지 제설작업도 평소보다 늦어졌다”며 “거북이 운전을 하느라 평소보다 40분~1시간30분가량 지체됐다”고 했다. 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하철 4호선도 고장이 나서 버스에 사람이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고 했다. 

버스기사들은 폭설이 내릴 경우 열악해지는 노동환경에 대한 개선을 호소했다. 문재홍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조 대원여객지부 위원장은 “서울과 경기도 등 시계를 넘나드는 곳은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사고 위험 등 애로사항이 많다”고 토로했다. 문 위원장은 “연식이 오래된 차량일 경우 히터 성능이 떨어진다”며 “폭설이 내려 도로에 갇히더라도 추위에 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에는 전날 오후 7시부터 기습 폭설이 내렸다. 밤새 최대 3.8㎝의 눈이 쌓였다. 경기 광주 16.2㎝, 경기 과천 15.6㎝, 경기 성남 14.6㎝, 경기 용인 12.3㎝ 등이다.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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