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대원버스 노동조합에 따르면 6일 오후 10시30분 성남 분당 오리역을 출발한 300번 버스가 종점인 광주 곤지암에 도착한 시간은 7일 오전 8시다. 꼬박 9시30분을 도로에서 보낸 것이다. 해당 구간은 평소 1시간30분 걸리는 거리로 알려졌다. 이렇게 장시간을 달려 이날 오전 8시에 곤지암에 도착한 버스는 5대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폭설로 인해 3번 국도 갈마터널 인근 고개를 차들이 넘지 못하자 일부는 차를 도로에 세워둔 채 갔다”며 “눈으로 인해 미끄러운 데다 주차된 차 등으로 인해 도로가 엉망이 돼 긴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300번 버스뿐만 아니라 3번 국도를 이용하는 다른 노선의 버스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버스에 탑승했던 시민들은 운행 시간이 길어지자 갈마터널을 지나 하차한 후 경강선 등으로 갈아탔다. 다만 종점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하차하지 않고 긴 시간을 버스에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폭설 등으로 버스가 ‘거북이’ 걸음을 할수 밖에 없었다. 서울 간선버스 108번을 운행하는 버스기사 이현공씨는 “서울 종로구 혜화에서 한성대입구까지 평소에는 막혀도 10~15분이면 가는 거리를 40분 이상 걸렸다”며 “버스 100여대가 버스전용차로에 쭉 늘어서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눈이 오면 탑승객들이 들쭉날쭉한 배차간격에 불만을 토로한다”면서 “경기 양주에서 서울 종로를 오가는 긴 노선이다 보니 폭설 등 방해 요인이 있으면 배차 간격을 맞추기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버스기사들은 폭설이 내릴 경우 열악해지는 노동환경에 대한 개선을 호소했다. 문재홍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조 대원여객지부 위원장은 “서울과 경기도 등 시계를 넘나드는 곳은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사고 위험 등 애로사항이 많다”고 토로했다. 문 위원장은 “연식이 오래된 차량일 경우 히터 성능이 떨어진다”며 “폭설이 내려 도로에 갇히더라도 추위에 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에는 전날 오후 7시부터 기습 폭설이 내렸다. 밤새 최대 3.8㎝의 눈이 쌓였다. 경기 광주 16.2㎝, 경기 과천 15.6㎝, 경기 성남 14.6㎝, 경기 용인 12.3㎝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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