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알레르기

[한방의숨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알레르기


#글//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침구과 전문의)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침구과 전문의)
얼마 전 소개팅을 한 간호사 P양이 상대방을 두고 한동안 고민한 적이 있다. 다른 것은 다 마음에 드는 데 딱 한 가지, 상대가 가리는 음식도 많은데다 알레르기 체질이라 시집을 가면 그 까다로운 뒷바라지로 고생할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환자가 얼마나 조심해야 할 것이 많은 지 병원에서도 진작 지켜본 터라 더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물론 사랑의 힘은 위대해 연애를 한 후 결혼에 성공하였고, 오히려 P양의 도움으로 그 배우자도 상당한 치료가 되었다.


사실 알레르기만큼 골치 아픈 질환도 흔치 않다. 그 원인조차도 식품에서부터 꽃가루, 각종 화학약품은 물론 호흡을 통해 공기와 함께 섞여 들어오는 이물질이나 음식물, 약물, 타인과의 접촉, 페니실린 등의 주사, 낮은 온도, 더위, 압박감, 햇빛 등 그 종류를 모두 늘어놓기도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반지나 시계, 액세서리는 물론 염색제까지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 물질들이 기관지에 작용하면 천식, 피부에 작용하면 피부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40대 초반의 회사원 W씨는 20년 가까이 만성 두드러기로 치료를 받아왔다. 그가 어느 날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 S군을 데리고 알레르기 클리닉을 방문했다. 아토피성 피부염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증상을 들어보니 그 아들의 알레르기 증상은 거의 ‘알레르기 백화점’ 수준이었다. 달걀 알레르기에서부터 집먼지 진드기, 잔디 알레르기도 있으며 게다가 항생제 부작용까지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이토록 많은 알레르기 질환을 한꺼번에 앓을 수 있을까? 알레르기에 대해 약간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도 이 정도 상태라면 아주 의아해질 것이다.

하지만 알레르기를 좀 더 깊이 알게 되면 이러한 의문은 쉽게 풀린다. 알레르기는 원인과 관계없이 어딘가 과민반응을 느낄 때마다 그 해당 신체 부위에 즉각 반응을 나타낸다. 즉 과민반응 부위가 기관지라면 ‘천식’으로 나타나며, 반응 부위가 코일 경우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발생시킨다. 또 피부라면 ‘두드러기 또는 아토피성 피부염’, 눈이라면 ‘알레르기 결막염’의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가짓수가 얼마가 됐든지 과민반응이 형성된 신체 부위의 범위에 따라 한 가지 또는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쇼크를 일으킨다. 

반드시 알레르기 원인물질과 직접 접촉해야만 그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이 직접 기관지 또는 코에 접촉해서 염증을 발생시킬 수도 있지만 접촉하지 않은 부위에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알레르기 물질이 묻은 음식을 먹었을 때 음식이 닿은 위가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고, 위와는 상관없는 기관지에 알레르기가 발생해 천식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알레르기 질환의 증상을 분류하는 방법도 그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를 기준으로 하면 천식, 비염, 두드러기, 습진 등으로 분류하며, 원인에 따라서는 꽃가루 병, 집먼지 알레르기, 동물 알레르기, 식품 또는 약물 알레르기 등으로 분류한다.

이 외에도 차고 냉한 공기나 환경, 강한 햇볕이나 긁거나 누르는 등의 피부 자극 등 물리적인 외부 자극, 또는 운동, 감염, 식품 첨가제 등 무수히 많은 자극인자들이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 또는 유발시킬 수 있다.

어딘가 새로운 환경에 들어갈 때 알레르기 환자들이 특히 몸을 사리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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