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동해안 최북단 고성으로 떠나는 초겨울 여행···겨울 별미 냉면 한 그릇은 덤

북녘땅 보이는 통일전망대서 화진포까지···천혜 자연의 뭉클함 느껴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강원 고성군은 휴전선 이남 영토에서 최북단에 위치한 행정구역이다. 또 인천광역시 소속 자치군인 옹진군, 강원도 철원군과 함께 남과 북에 모두 존재하는 지자체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성군이 풍기는 분위기는 여느 여행지와 사뭇 다르다. '조용하다'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고요함과 달뜬 공기 하나 없는 묵직함은 고성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다. 

첫눈이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절기 소설(小雪). 초겨울과 닮은 고성 여행지를 소개한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강원 고성군 현내면에 위치한 통일전망대.

◇ 고성 통일전망대

통일전망대는 다소 아득하게 느껴졌던 분단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곳이다. 반공 등의 목적으로 1984년 지어진 이곳 전망대에서는 북한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해금강이 보인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통일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망원경으로 풍경을 감상 중이다.

실제로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모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망원경으로 북녘땅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날이 좋을 때는 굳이 망원경을 사용하지 않아도,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금강과 북녘 산줄기, 그리고 나직한 평야까지 찬찬히 둘러볼 수 있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통일전망대 교회 전경.

또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상, 불상이 한자리에 있는 모습도 장관이다. 방문객들은 각자 자신의 신에게 손을 모으고 통일을 염원한다. 통일을 향한 마음은 종교를 가리지 않는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통일전망대에는 분단과 관련한 자료들도 다양하게 전시돼있다.

통일과 평화 염원을 되새겨볼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전망대 아래쪽에 위치한 '6·25 전쟁 체험 전시관'에는 실감 나는 음향 재현 등을 통해 전쟁 당시의 공포를 짐작해볼 수 있다. 또 전사자 유해 발굴실과 당시 사진 자료 등이 잘 전시돼있어 아이들에게도 쉽게 평화의 중요성을 교육할 수 있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통일전망대 전망타워 입구에 설치된 대인방역기.


지리적·역사적으로 빠질 것 없는 통일전망대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지역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지난 2월 25일부터 휴장한 이래 6개월 만인 8월 14일 재개장했지만. 주변 관광지 매출 급감과 전망대 운영 수입 감소 등으로 고성군이 입은 손실은 180억원에 달한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통일전망대 관람을 마친 후에도 대인소독기를 통과해야한다.

이런 우려를 알기에 고성군은 방역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차량 소독 시설을 갖추고 감시 요원을 배치해 마스크 착용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출입구마다 대인 소독기를 설치해 감염병 예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면 안심하고 방문해볼 만하다.


◇ 명파리 마을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동해 최북단에 위치한 명파리 마을.

통일전망대에서 아래로 6km 정도 내려가면 동해 최북단 마을인 '명파리 마을'이 나온다. 눈이 시릴 정도로 물이 맑아 '명파(明波)'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 마을은 실향민이 정착해 일군 곳이다.

금강산 관광 당시 북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했던 이곳에서는 날이 맑으면 금강산의 제1봉인 비로봉을 볼 수 있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마을 전경.

또 최북단 군사 활동 지역인 관계로 1년 중 딱 한 달여만 출입이 허락되는 '명파 해변'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맑은 물을 자랑한다. 명파해변과 맞닿아 있는 '명파천' 역시 그 이름만큼이나 물이 맑아, 해마다 연어와 은어 등이 산란을 위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명파를 대표하는 것은 아무래도 '맛'이 아닐까. 이곳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들어 먹었다는 북한식 냉면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명파리 마을에서는 메밀과 감자 전분을 넣은 북한식 냉면을 맛볼 수 있다.

냉면은 먹을 것이 귀한 겨울, 메밀과 구황작물인 감자 등을 넣어 먹은 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던 것이 남쪽으로 건너오면서는 모양이 다소 변해 고구마 전분이나 밀가루 등 다양한 재료가 더해졌다. 

허나 이곳은 여전히 메밀과 감자 전분을 고수한다. 쫄깃하면서도 매끈하게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는 면은 찰기가 일품이다. 또 고명으로 얹은 명태회무침은 슴슴한 육수의 빈 곳을 채운다. 수수하면서도 초라하지 않고, 단순한 듯 하지만 충분히 도드라지는 맛이다. 명파리를 찾는다면 반드시 냉면 한 그릇 비우시길 권해본다. 


◇ 화진포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우리나라 최대 규모 석호인 화진포 전경.

명파리 마을과 멀지 않은 곳에 화진포 호수가 있다. 이곳은 본래 바다였지만 시간이 흘러 바다와 분리돼 호수화된 '석호'다. 

그러나 호수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규모에 실제로 마주하면 입이 떡 벌어지고 만다. 둘레가 16km 정도라 한 바퀴 돌자면 성인 남자 기준 보통 빠르기 걸음으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

[강원 고성=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화진포에 서식 중인 철새들이 물살을 가르며 유영하고 있다.

큰 물줄기를 잔잔하게 머금은 화진포 위로 지는 노을은 가히 일품이다. 이맘때 가면, 화진포를 에워싼 억새와 거울처럼 매끄러운 호수를 유유히 가로지르는 철새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비경을 갖춘 까닭에 이곳에는 별장도 많다. 김일성 별장과 이승만 별장이 대표적인 곳인데, 6·25 전쟁 이전 북한의 영토였던 이곳에 김일성이 별장을 짓고 자주 찾았다 전해진다. 전쟁 이후 대한민국 영토가 되고 나서는 이승만 대통령도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화진포에는 호수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 잘 정비돼있다. 더 추워지기 전에 천천히 걸으며 겨울 준비 중인 화진포를 눈에 담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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