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빼고 다 바꿉시다”, 이건희 ‘제2창업으로 세계의 삼성’ 일궈

故 이건희 회장 1987년 취입 매출 10조→2018년 매출 387조, 39배↑

“마누라 빼고 다 바꿉시다”, 이건희 ‘제2창업으로 세계의 삼성’ 일궈
1987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취임(사진제공=삼성전자)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향년 78세로 25일 별세한 삼성 고(故) 이건희 회장은 창업주 선대 이병철 회장의 삼남으로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세계 1위라는 성과를 달성하는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삼성에 따르면 1987년 이건희 회장 취임 당시 매출 9조9000억원, 세전이익 2000억원이었던 회사가 2018년 매출 386조6000억원, 이익 71조8000억원으로 성장했다. 또 1987년 10만명이던 직원은 52만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또 삼성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상승했다.

이 회장의 업적이자 경영성과는 취임 후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변화시키고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취임 후 30여년간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제2창업이라 할 만큼 다양한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한 점도 이건희 회장만의 업적이자 공로로 평가된다. 인재와 기술, 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서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경영체질을 강화해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는 것이다.

“마누라 빼고 다 바꿉시다”, 이건희 ‘제2창업으로 세계의 삼성’ 일궈
2010년 1월8일 CES 2010 행사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사진제공=삼성전자)

“마누라 빼고 다꿉시다”, 1993년 ‘삼성 신경영’ 선언


故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취임 이후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5년여 뒤인 1993년 ‘삼성 신경영’ 선언을 통해 삼성의 글로벌 기업 도약에 박차를 가했다.

취임 당시 이 회장은 “삼성 제2의 창업의 선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그 소임을 수행할 것”이라며 “미래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1993년 ‘삼성 신경영’ 선언으로 이 회장은 경영 전 부문에 걸친 대재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같은 해 6월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이 회장은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라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라는 말은 크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혁신의 출발점을 ‘인간’으로 보고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는 인간미와 도덕성, 예의범절과 에티켓을 삼성의 전 임직원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보고 ‘양’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영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 회장의 신경영 철학 핵심은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자기반성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갖고,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해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경쟁력을 갖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이는 삼성의 경영이념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에 잘 나타나 있다.

실제 이건희 회장은 학력과 성별, 직종에 따른 불합리한 인사 차별을 타파하는 열린 인사를 지시했다. 삼성은 ‘공채 학력 제한 폐지'를 선언하고 이때부터 연공 서열식 인사 기조가 아닌 능력급제를 전격 시행했다.

특히 인재 확보와 양성을 위해 이 회장은 삼성 임직원들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물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지역전문가, 글로벌 MBA 제도를 도입해 5000명이 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했다.

“마누라 빼고 다 바꿉시다”, 이건희 ‘제2창업으로 세계의 삼성’ 일궈
삼성전자 16라인 반도체 기공식 2010년 5월17일(사진제공=삼성전자)

반도체 불모지에서 세계 1위 반도체 만들다


이건희 회장은 1974년 반도체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 사업에 착수해, 현재의 삼성전자의 기틀을 다졌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하며, 한국과 세계경제의 미래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판단했으며,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은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이후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달성해 2018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다.

이러한 점유율 배경에는 2001년 세계 최초 4기가 D램 개발, 세계 최초 64Gb NAND Flash 개발(2007), 2010년 세계 최초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과 양산, 2012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 등의 기술이 있었다.

이러한 이 회장의 신경영 추진은 초일류 기업 삼성의 토대가 됐고, 또 IMF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 측은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믿음에 의해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마누라 빼고 다 바꿉시다”, 이건희 ‘제2창업으로 세계의 삼성’ 일궈
이건희 회장 2012 7월 런던올림픽 한국선수촌 방문(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사회봉사단, IOC위원 활동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이건희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도록 한 점도 공로로 인정받는다.

삼성에 따르면 현재 삼성은 국경과 지역을 넘어 사회적 약자를 돕고 국제 사회의 재난 현장에 구호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맹인 안내견 등 동물을 활용하는 사회공헌도 진행한다.

이 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년 연인원 50만명이 300만 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의 불우 시설에서 봉사하고 자연환경 보전에 땀 흘리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한국의 스포츠 외교에 힘을 보탠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서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하고, 1997년부터 올림픽 TOP 스폰서로 활동하는 등 세계의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태왔다.

특히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립칙 유치를 위해 이 회장은 다양한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아시아 최초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누라 빼고 다 바꿉시다”, 이건희 ‘제2창업으로 세계의 삼성’ 일궈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삼성경영 변화(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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