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 존재감 드러낸 이재명·윤석열 vs 원외현안 매진한 이낙연

이재명 ‘사이다발언’, 윤석열 ‘소신발언’으로 주목받을 동안 이낙연 ‘큰 그림’에 매진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차기 대권을 향한 유력후보들의 행보가 엇갈렸다. 여·야 선호도 1위에 올라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은 2020년 국정감사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여권 2위로 밀려났지만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혀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밖으로만 돌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대상 국정감사에서 사이다 발언을 쏟아냈다. 사진=국회사무처

◇ 이재명, 경기도 국감서 ‘사이다 발언’ 쏟아내며 의원들 ‘쥐락펴락’

차기대선 여권 1위 주자로 부상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9일과 20일 경기도를 대상으로 연이어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할 말은 하는’ 당당함을 보였다. 국정감사에서의 발언은 한 때 국감장 안팎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감거부’ 논란이다. 이 지사는 국감 시작 전 “내년부터는 힘들어하는 공무원 보호도 할 겸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는 등의 글을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려 호사가들의 입에 올랐다.

이후 발언에 대해 “국감을 안 받겠다고 단정 한 건 아니다”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국가 위임사무와 지방 자치사무의 기준과 구분, 국정감사의 범위, 지방의회와 국회의 역할에 대한 화두로 번지며 국정운영의 묵직한 과제를 남기며 존재감을 뿌렸다.

국감장 안에서도 이 지사는 논쟁과 논란의 중심에 서며 ‘유력 정치인’의 면모를 뽐냈다. 특히 특유의 날선 표현과 직설적 발언은 질문을 던진 국회의원들은 물론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도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설립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하는가 하면, “(검찰이 증거를) 조작해 잡아넣고 없는 죄도 만든다”면서 검찰을 향한 불신과 날선 반응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때론 큰 소리도 났다. 이 지사는 20일 국토위 국감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이 지사의 옵티머스 사태 연루의혹에 대해 답변하며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으로 표현해 소란을 유발했다. 

나아가 제1야당을 조롱했다며 사과를 요구한 야당 의원들을 향해 말미에는 ‘유감’이라고 한 발 물러났지만 그전까지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 것”이라는 등의 답변으로 뜻을 굽히지 않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소신 발언을 거침 없이 내뱉었다. 사진=국회사무처 

◇ 윤석열, 검찰청 국감에서 여당의원글과 정면충돌… 때론 호통도

윤석열 검찰총장은 22일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특유의 ‘소신발언’과 ‘강단’으로 자의는 아니지만 범야권 1위 차기대선주자로 꼽히는 현실을 만방에 각인시켰다.

실제 윤 총장이 출석한 이날 법사위 국감은 23일 새벽1시까지 진행돼 이전까지 열린 올해 국정감사 중 가장 긴 시간 이어진 국감으로 기록됐다. 비공식이지만 여당 의원들이 여느 때와 달리 열을 올리고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낸 국감이지 않았을까 평가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과의 신경전은 과거 윤 총장을 ‘의로운 검사’라고 옹호했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날선 논쟁으로부터 시작됐다. 박 의원은 검찰의 수사 속도가 사안별로 다르다며 ‘선택적 정의’라며 비난했다. 이에 윤 총장은 “선택적 의심 아니냐, 과거엔 안 그러셨지 않냐”고 맞받아치며 불을 지폈다.

이후 윤 총장은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을 비호한다는 비판엔 “밖에선 식물총장이라고 하지 않느냐”는 말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서는 “위법하다”거나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등의 답변을 쏟아냈다. 심지어 검사출신 송기헌 의원에게는 “검사를 해봤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책상을 치기도 했다.

나아가 “물어보려면 물어보고, 알아서 말하려면 말하라”며 비난과 질문만 쏟아내며 답변은 들으려 하지 않는 의원들의 태도를 꼬집는가 하면,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선처를 부탁했다’거나 ‘인사권도 하나 없다’, ‘의원은 누구를 비호하냐’는 등 여당 의원들을 향한 날선 반응을 이어가며 정치권의 압박에도 소신과 당당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자정을 넘긴 이날 국감 말미에는 “임기 마치고 정치할 꺼냐”는 김도읍 의원의 질문 등 윤 총장의 정치계 투신 가능성에 대한 직·간접적 질문도 나왔다. 이에 윤 총장은 즉답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인만큼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고민해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둬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정감사장이 아닌 국회 밖 활동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윤석열 국감장 휩쓸 동안 ‘총리 같은 당 대표’ 행보만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말미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놓는 동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소속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당무와 당 밖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당대표로 조명을 받았다.

당 내에선 ‘세력 확보’와 ‘현안 처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당장 이 대표는 지난 19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대안마련을 주문하며 ‘미래주거추진단’ 출범을, 21일에는 비상설특별위원회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각종 상설·비상설 위원회 및 TF를 신설·확대·개편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던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는 ‘미래전환K-뉴딜위원회’를 흡수해 ‘국난극복K-뉴딜위원회’로 재편됐다. 이외에도 이 대표 취임 후 ▲2020 더혁신위원회(위원장 김종민) ▲전략기획자문위원회(위원장 김민석) ▲스마트플랫폼위원회(위원장 윤영찬) 등 6개 비상설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최고위원들이 현안을 챙기기 위한 TF도 ▲권력기관개혁TF(단장 김종민) ▲정치개혁TF(신동근) ▲청년TF(박성민) ▲민생경제TF(양향자) ▲사회적참사대책TF(전해철) ▲미디어TF(노웅래) ▲지방소멸대책TF(염태영) ▲산업안전TF(박홍배) ▲한반도국제정세대응TF(송영길) ▲공정경제3법TF(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 ▲필수노동자TF(김영배) 총 11개나 운영 중이다.

국무총리와 전남도지사를 역임하며 쌓은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1일에는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비롯해 각종 당·정·청 회의를 직접 챙겼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만난데 이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 등과의 만남을 예고하는 등 외교 분야의 위치도 공고히 하고 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행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주요 현안과 관련된 각종 위원회 및 TF를 통해 당대표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내 사람 만들기’ 등 부족하다고 평가됐던 당내 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을 까는 한편 대내외적 존재감을 드러내며 대권주자로서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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