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부당이익…국정감사서 드러난 제약계 고질병

리베이트 차단·처벌 강화 모색… 서류조작·부당이익 업체 ‘철퇴’ 촉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영인·강병원·강선우·김성주·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노상우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올해 보건복지위원회(이하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제약업계의 불법행위에 대한 시정을 촉구하는 지적이 이어졌다.

업계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리베이트 행위는 올해도 화두에 올랐다. 리베이트 사전 차단과 사후 처벌을 모두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리베이트 차단을 위한 K-선샤인액트 제도를 강화하라는 요청이 나왔다. K-선샤인액트는 제약사와 의료기기사 등이 의·약사에 쓴 비용을 지출보고서로 작성해 정부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지난 2018년부터 시행됐다. 


지난 7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선샤인액트가 시행된 지난 3년 동안 기업들이 지출보고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지난 3년 간 지출보고서를 검토한 제약사는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품설명회를 호화 식당에서 진행하고, 학회에 학술지원비를 지원하는 등의 리베이트 행위도 만연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이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제도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과거와 비교하면 리베이트가 많이 줄었다고 판단했는데, 고 의원 지적을 살펴보니 여전히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리베이트를 차단할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할인, 연구지원, 영업대행사(CSO), 보건의료전문지 등 우회로를 통한 신종 리베이트를 기존 제도로 잡아낼 수 없다는 우려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정감사에서 신종 리베이트차단 수단으로 CSO 허가제를 제시했다. 그는 제약사가 CSO에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그 일부를 리베이트에 사용하는 수법이 만연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CSO 업체의 허가를 관리하고, 시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거래환경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서 의원은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가 지난해만 600~700명으로 확인됐다”며 “리베이트로 인한 피해는 국민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불법 리베이트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신종 수법을 적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감시를 강화하면서 2016년에 비해 리베이트 행위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수법이 교묘해져 적발이 쉽지 않지만, 앞으로 의심 사례나 신고가 들어오면 더욱 적극적으로 조사해 근절하겠다”고 답했다. 

리베이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불법 리베이트 처분은 해당 품목이 아닌, 제약사 자체를 겨냥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3일 국정감사에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리베이트로 적발된 제약사들은 행정처분 유예기간인 2주 동안 해당 품목을 ‘밀어내기’ 한다고 비판했다. 밀어내기는 행정처분이 집행되기 전에 미리 많은 물량을 팔아치운다는 의미다. 

강 의원은 현행 행정처분 제도는 제약사에게 타격을 주기 어려우며, 약이 일시적으로 판매되지 않을 때 불편이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그는 "약의 성분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사례가 아니라면, 제약사에게 과태료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하 식약처)은 행정처분 방식을 섣불리 변경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 처장은 "리베이트로 적발된 품목은 건강보험법에 따라 약가가 인하되고, 공정거래법에 의해 과징금도 부과되는데 식약처가 다시금 기업에 과태료를 처분하는 것은 이중 부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정감사에서는 올해만 두 번째 허가취소 위기를 맞은 ‘메디톡신’도 거론됐다. 제약사의 서류조작 위법행위에 대한 처분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메디톡신은 메디톡스가 생산·판매하는 보툴리눔 톡신(이하 보톡스) 제품으로, 지난 6월 서류조작 혐의를 받아 식약처로부터 허가취소 조치를 통보받았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정감사에서 제품에 무허가 원액을 사용하고, 서류를 고의로 조작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제약사에 고작 1억74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메디톡신의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생산실적은 약 1450억원이다.

강 의원은 제조사의 불벌행위가 적발된 품목은 신속히 허가를 취소하고, 현행 과징금을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제품으로 제약사가 벌어들인 경제적 부당 이익도 환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처장도 공감을 표하며 “대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의료기기 수입 업체가 법망을 피해 부당 이익을 취한 사건도 언급됐다.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인공관절과 스텐트를 수입하는 업체들이 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건강보험에서 수천억원의 부당청구액을 받아간 정황을 파악, 현재 조사 중이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건에 연루된 스텐트 수입 업체 한 곳이 최근 5년 간 챙긴 부당청구액을 500억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업체는 약 70만원인 스텐트를 해외 본사로부터 110만원에 수입, 대리점에 110만원의 가격으로 납품했으며 대리점은 병원에 이를 197만원으로 납품해 가격을 부풀린 혐의를 받는다.

건보공단은 제품이 정상 가격으로 수입됐을 때보다 1.5배가량 많은 지출액을 소모했다. 업체는 본사로부터 제품 1개당 38만원을 돌려받아 대리점 납품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충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의원은 "국민의 보험료로 조성된 건보재정에 악영향을 미친 중대범죄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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