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의 끝 올까” 국수 골목 김 모락모락…돌아오는 상인 미소

[가봤더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열흘째…유통 현장에선 기대 우려 교차

코로나19에 손님이 급감했던 남대문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손님이 줄었던 시장 식당가에도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쿠키뉴스] 글·사진 한전진 기자 = “스카프 2000원, 3장은 5000원. 골라봐 골라봐.” 

21일 점심께 찾은 서울 남대문시장. 한 도매 의류 매장에서는 상인의 흥겨운 외침이 들려오고 있었다. 중년 여성들이 매대를 기웃거리더니 이윽고 10명의 인파가 몰렸다. 모두 마스크를 단단히 낀 채였지만, 스카프를 고르는 손길에는 즐거움이 묻어났다. 인근에서 잡화점을 열고 있던 상인 정모 씨는 “지난달에 비해 상황이 크게 좋아진 편”이라며 “아무래도 방역 단계가 완화하니 사람들의 외출도 잦아진 것 같다”라고 평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지 열흘째. 남대문 시장은 활기에 찬 모습이었다. 맛집들이 몰려 있는 칼국수와 갈치골목에도 모처럼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점심시간을 맞아 각 가게에는 손님들이 가득했고, 식사를 하러온 직장인들과 인근 주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상인들은 손님들의 주문을 받느라 분주했다. 


사실 남대문 시장은 두 달 전 인근 상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곤욕을 치러왔다. 당시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국내 손님까지 줄며 큰 타격을 입었다. 갈치골목에서 만난 50대 상인 김모씨는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면서 “그때는 쉬는 상인들도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또다시 그런 사태가 발생할까 두렵다”면서 “소독제와 비닐장갑 등 방역 대책을 준수할 뿐”이라고 털어놨다.  

남대문시장 칼국수 골목, 점심을 먹으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의류 등 살펴보는 중년 여성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최근부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다는 것이 상인들의 평가다. 한동안 코로나19에 장사를 쉬었다던 한 노점 상인도 이달부터 호떡과 옥수수를 들고 다시 거리로 나섰다. 그는 “장사를 못 하다가 지금이라도 나올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라며 “어두운 터널도 끝이 있는데, 곧 예전처럼 다시 사람들로 북적대지 않겠나”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상인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시장 인근의 백화점에도 적잖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대형 유통시설인 백화점도 코로나19의 파고를 비켜가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집객시설 기피와 소비 심리악화에 따라 주요 품목의 매출이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방역단계가 완화한 데다, 연말 할인 시즌이 다가오며 본격적인 매출 반등을 꾀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백화점에선 옷들을 살펴보고 점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다수의 중년 손님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백화점은 유통매장 중에서도 거리두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으로 평가된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패션과 의류 품목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패딩 등 겨울 아우터 판매가 시작되는 만큼, 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의 기대도 크다. 여성 캐주얼관에서 만난 한 현장 직원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3분의1정도로 손님이 줄었지만, 연말 쇼핑 시즌이 되면 다시 늘어나지 않겠나”라며 “그저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해결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향후 방역 상황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연말에 코로나19가 재확산에 대목을 통째로 날리는 사태만큼은 꼭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자영업자들은 물론 기업의 도산도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확산으로 다시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다면, 예정된 연말 세일 행사들도 무의미 해질 것”이라며 “업계 차원의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도 필요하지만, 소비자 개개인의 방역 인식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백화점에서 의류를 살펴보는 손님들. 
연말 시즌을 앞둔 백화점도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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