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면 동해 덮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막을 카드는


사진=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6일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일본 정부가 이르면 27일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는 방침을 공식 발표한다. 후쿠시마는 물론이고 인근 지역 주민과 지방자체단체는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국내 여론도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해양수 방류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방문 중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해 “언제까지 방침을 결정하지 않고 미룰 수는 없다”고 발언했다. 일본 정부는 저장탱크를 저장할 공간이 더 이상 없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앞서 NHK는 오는 27일 관계 각료회의에서 방류가 결정될 예정이라면서 원전이 있는 지자체 2곳에 이미 이런 방침이 통보됐다고 전했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 이후 오염수가 하루 160~170t씩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 물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치로 여과해 보관하고 있다. 오염수는 지난 9월 기준 123만톤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수 방류가 결정되면 방출 시기는 이르면 오는 2022년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했다면서도, 방사성 물질 중 하나인 삼중수소(트리튬)는 제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내부 피폭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트리튬은 유전자 변형, 생식기능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19일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후쿠시마 오염수 저장량 109만톤 중 트리튬을 제외한 방사능 기준치 초과 물량은 72%(78만톤) 수준이었다. 주요 방사능 핵종별로 보면 트리튬은 평균 농도가 기준치를 10배 초과하고 세슘137 평균 농도는 기준치 이내였지만 최댓값은 기준치 9매 수준에 달했다. 스트론튬은 평균 농도가 기준치를 111배 초과했다.

사진=후쿠시마 원전 부지의 오염수 탱크/ EPA=연합뉴스.
도쿄신문은 21일 ‘방사능 오염수, 만전의 안전대책이 서 있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는 정화장치를 거쳐도 트리튬과 다른 방사성 물질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리튬 방사선은 약하지만 완전히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오랜 기간 바다에 흘려보낼 경우 그 영향을 알 수 없다고도 우려했다. 신문은 지난 1956년 사람의 발병이 처음 확인된 구마모토(熊本)현 미나마타(水俣)시에 있던 한 화학공장이 지속적으로 방류한 폐수로 사망자가 속출했던 ‘미나마타병’을 거론하며 “졸속은 미래에 깊은 화근을 남기게 된다”고 경고했다.

방출된 오염수가 한반도에 오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후쿠시마에서 오염수가 방류되면 1년 안에 동해로 유입될 거라고 예측했다. 또 독일 킬 대학 헬름홀츠 연구소가 발암 물질인 세슘137 이동 경로를 예측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200일 만에 제주도 해역에 도달하고 280일이면 동해 앞바다, 340일이면 동해 전체를 뒤덮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국제 사회와의 공조에 기반해 조치를 강구한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태평양 섬나라를 제외하면 한국만큼 적극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 중국은 자국 동해안에 밀집된 원전에서 이미 다량의 오염수를 배출하고 있어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제주 지사는 한일양국 법정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민·형사소송, 국제재판소 소송 등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는 “여론 형성을 통해 일본 정부에 압력을 넣는 방법이 최선”이라며 “일본 정부는 2차 정화작업을 거치면 기준치 1/6 수준으로 저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에서 일본에 직접 연구단을 파견해 교차분석을 하는 등 일본 정부의 일방적 발표를 명확히 검증하는 식으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일본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카드를 내밀 수도 있다”면서 “일본 내에서 오염수 방류시 일본 어업이 다 괴멸할 것이라며 어민단체 반발이 가장 크다. 한국 정부가 수산물 수입 금지를 거론하게 되면 어민 단체가 더 반발하고 일본 정부로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최 활동가는 “일본이 막무가내로 나온다면 한국 정부도 좀 더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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