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 90년생 용혜인 의원 ‘두고 보세요... 저는 시간이 많습니다’


-헌정사상 일곱 번째 최연소, 기본소득당 유일한 국회의원
-젊음의 강점은 '패기보다 시간'
-'기본소득 도입 실현' 위해 최선 다할 것

[쿠키뉴스] 박효상 기자 = “저는 임차인입니다. 미래통합당 의원님들께 묻겠습니다. 의원님들이 이야기하시는 부동산대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세금 때문에 죽겠다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상위 1% 종부세 납부하고 있는 부동산 부자들입니까, 아니면 투기 목적으로 집을 소유한 뒤에 전세 10억짜리 집에 사는 투기하는 사람들입니까?” 

앳된 얼굴, 떨리는 목소리, 가끔 흔들리는 눈빛. 하지만 당당했다. 본회의 발언 현장에서 그는 잠시 필름이 끊길 정도로 긴장해 여느 의원처럼 여유 있고 능숙한 말투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진심이 더 와닿았다.



1990년생, 한 청년이 국회에 입성했다. 헌정사상 역대 일곱 번째 최연소, 제21대 국회에서는 류호정(1992년생), 전용기(1991년생) 의원에 이어 세 번째로 어린 용혜인 의원이 주인공이다. 헌정사상 최연소 의원은 제3대 민의원으로 당선된 전 김영삼 대통령으로 당시 나이가 만 26세였다.
앞서 열거한 의원들이 각각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든든한 기반이 있다면 용 의원은 소수정당인 기본소득당에서 기초부터 닦는 초선의원으로 쉽지 않은 자리에 있다.

만 30세에 국회 입성이라. 얼마나 대단한 사람일까. 그의 20대 삶이 궁금해졌다.

“제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았어요. 원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었는데, 그만둘 수 있었던 순간은 내가 어디 가서 최저임금 받고 혼자 살면 ‘굶어 죽기야 하겠어’ 같은 마음이었어요. 안정적인 생활 기반보다는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내 맘대로 살래’를 외쳤죠” 

학창 시절 친구들의 촛불집회 참여조차 이해 못할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없던 용의원은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2010년) 이후 사회운동 관심을 가졌다. 지난 2014년에는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교사가 포함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을 제안하며 직접 정치에 참여해야겠다는 의지를 키웠다.

“고3 시절 친구들이 야간자율학습까지 빼먹으면서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전혀 이해가 안 됐어요. 대학에 입학해서도 저는 ‘정치에 참여하는 청년들이 진보적이다’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투쟁하는 시대는 끝났다. 그것은 80년대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몇 가지 순간들이 저를 움직였어요. 쌍용차 파업·한진중공업 사태 등을 보면서 여전히 그런 방식으로 목소리는 내지 않으면,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장면들을 목격했어요.”



아무런 기반도 없는 20대 청년의 도전은 험난하다. 용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당을 만들기 위해 밤낮 없이 일하고, 활동비가 없어 실업 급여로 생활을 유지하고 대출을 받기도 했다. 큰 어려움 없이 그 시기를 넘긴 것은 3년 전 결혼한 남편의 힘이었다.

분위기 전환차 남편에 관해 물었다. “활동 중에 만났어요. 지금도 같은 당에 있어요. 저희는 퇴근하고 집에서 만나면 일 얘기하는 것이 습관이에요. 밥 먹으러 가거나 데이트 가서도 일 얘기를 계속 해요. 가끔 후배들이 물어요. ‘둘은 일 얘기 말고는 무슨 얘기 해요?’ 저는 오히려 후배 커플들에게 묻고 싶더라고요. 일 얘기 안 하면 무슨 얘기해?”

하루 종일 일 얘기만 하면 ‘무슨 재미로 살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용 의원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얘기다.

▲용혜인 의원과 보좌진


의외의 답변이 계속되자 살짝 약이 올랐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답변이 예상 가능한 질문을 했다. 20, 30대의 가장 큰 무기는 ‘젊음과 패기’다. 나이가 들어도 이어질까.

“저는 젊음의 가장 큰 강점은 '패기가 아니라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나쁜 말인데 저에겐 시간이 많이 남았거든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다면 결국에는 제가 이야기하는 바들이 현실이 되고 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큰 거죠. 저한테는 그런 노력을 하고 포기하지 않아 않고 쭉 갈 수 있는 뭔가를 노력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은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지금 저의 한 석은 아주 작아 보이지만 저는 그런 의미에서 좀 자신 있어요. 시간은 우리 편이다.”

앗, 결국 나도 꼰대가 되어가나 보다. 인턴 기자들에게 강조했던 패기는 이제 ‘폐기’ 시켜야겠다. 당찬 모습에 호감이 갔고, 그의 소신에 고개를 끄덕였고, 열정에 감동했고, 시간에 한 방 먹었다. 

“4년 동안 기본소득(재산·노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무조건 지급하는 소득) 도입을 실현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할 거예요. ‘기본소득당 용혜인이 국회에 있으니 우리 삶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저는 그것이 4년 동안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하거든요.”

4년 후에도 열정으로 똘똘뭉친 용혜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자세한 인터뷰는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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