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K소재…세계시장 주름잡는 소재는?

K소재 “전통 제조업부터 탄소섬유까지 영토 확장”

▲LMF의 사용처.(그래픽=휴비스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민족 대명절 추석에도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산업계 역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과의 통상마찰 장기화에 따른 우려도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국내외 환경에도 한국 기업이 만들어낸 ‘코리안 특급’ K소재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활약하며 국위선양에 앞장서고 있다. 쿠키뉴스가 한국을 빛낸 소재를 한자리에 모아 알기 쉽게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한국 세계 1위 소재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1위 소재는 휴비스의 산업용 섬유, ‘LMF’(Low Melting Fiber, 저융점 접착용 섬유)다.

이 소재는 자동차·건축·가구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일반 폴리에스터 섬유가 265˚C 이상에서 녹는 데 반해 110~200˚C의 낮은 온도에서 녹아 인체에 유해한 기존 화학 접착제를 대체하는 최적의 접착용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 LMF 시장은 지난해 기준 90만톤으로 추정되는데, 휴비스는 26만톤을 판매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3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세계 ‘Top 플레이어’는 세계 1위 휴비스와 난야(Nanya, 대만), FENC(Far-Eastern, 대만), 도레이첨단소재 (舊 도레이케미칼) 등이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푸웨이얼, 다파, 의정, 하오터 등)들이 생산량을 늘리며 발 빠르게 휴비스를 뒤쫓고 있다.

휴비스의 LMF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01년에는 세계 일류상품으로 지정됐으며, 2018년에는 섬유업계 최초로 특허기술 최고상(세종대왕상)을 거머쥔 바 있다.

한편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도 현재 지구촌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약 45%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자동차 타이어의 안전성, 내구성, 주행성을 보강하기 위해 타이어에 들어가는 보강재다.

▲화승소재 부산 공장 전경.(사진=화승 제공)
세계 시장 2위의 국내산 소재는?

글로벌 시장 2위 소재는 화승소재의 CMB(고무 제품)다. 화승의 CMB는 방진·방음·방수 등에 뛰어난 기능과 특성을 가진 제품으로 국내외 자동차 산업(현대·기아·GM·크라이슬러·폭스바겐·BMW) 및 산업용품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화승소재는 자동차 웨더 스트립(도어를 닫았을 때 비와 물, 먼지 등을 차량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도어와 차체 사이에 마련된 탄성 고무)제품 경량화를 통해 기존 제품 대비 약 20%의 중량 감소를 구현해 업계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화승소재 관계자는 “고무 소재 산업은 경량화와 친환경 트렌드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며 “친환경 소재인 TPE의 경우 전기자동차, 자율 주행 자동차와 같은 미래 자동차뿐 아니라 의료, 레저 및 스포츠 분야까지 확대되며 시장 성장이 크다.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 독립 이뤄낸 소재는?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의 대표주자인 OLED는 LCD와는 달리 자체적으로 빛을 발산할 수 있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아 제품의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 또 구부리거나 휘는 디스플레이 기기에도 적용할 수가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삼성SDI는 이 부문에서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개발한 OLED 발광 소재인 ‘인광그린호스트’를 생산하고 있다.

‘인광그린호스트’(Phosphorescence Green Host)는 OLED에서 빛의 삼원색 중 녹색 빛을 내는 핵심 소재로 과거 외국 업체들이 그 시장을 독점해왔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삼성SDI는 기술 개발에 매진해 2014년부터 국내 최초로 이 소재를 개발에 성공·양산하고 있다.

기술 국산화에는 삼성SDI가 2013년 인수한 세계적인 OLED 소재 기업인 노발레드(Novaled)와의 시너지가 큰 역할을 했다. 노발레드는 OLED 기능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원천 특허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PIN OLED 기술은 글로벌 업계 표준 기술명으로 통용된다.

▲효성 탄소섬유.(사진=효성 제공)
4차산업혁명 시대 주도할 소재?

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섬유로 탄소섬유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섬유는 원사(실) 안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됐다. 철보다 무게는 1/4에 불과하지만 10배의 강도, 7배의 탄성을 갖고 있다.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높아 철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과 산업에 적용할 수 있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특히 강한 소재는 무겁다는 상식을 깨며, 가벼우면서도 더 강한 탄소 소재로 산업 소재의 패러다임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게 산업계의 평가다.

현재 탄소섬유는 자동차와 건축 등 산업 분야에서부터 우주항공 등 첨단 미래 산업, 스포츠·레저 등 소비재 분야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과 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원료인 탄소는 석유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탄소섬유를 활용한 제품은 수백 배의 부가가치 효과가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전·후방 산업효과가 뛰어나,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앞으로 펼쳐질 수소경제 시대의 핵심소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도 일반 공기보다 수백 배의 고압에 견뎌야 하는 수소연료탱크 핵심소재로서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수송‧이용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래 친환경 차인 수소차는 지난해 약 1800대 수준에서 2022년까지 약 8만1000대, 2040년에 약 620만대로 확대될 예정이다. 수소경제의 활성화에 따라 국내 탄소섬유 시장의 급성장도 예상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포스코가 개발한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을 정밀 가공해 제작한 기계 부품(사진제공=포스코)
극일(克日) 소재?

최근 글로벌 1위 철강사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 GRAphitic steel for Machinability)의 양산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판매확대에 나섰다.

쾌삭강은 본래 일본 등 해외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로 국산화를 통해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가 개발한 쾌삭강은 단면이 원형이며 가늘고 긴 철강재인 선재 제품의 하나로, 절삭 면이 깨끗하고 빠르게 잘리는 강이다.

제품은 주로 복잡한 형상이나 치수 정밀도가 중요한 자동차, 전기·전자 및 사무자동화 기기의 정밀 부품 제작에 사용된다.

기존 쾌삭강에는 절삭성 향상을 위해 납을 첨가했다. 납은 제품의 생산, 가공, 재활용 처리 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로 공기 중에 퍼져나가 작업자에게 염증이나 신경계 손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해물질 제한 국제 지침인 RoHS와 ELV에서는 제품 내 납 함유량을 최대 0.1%로 규정하고 있는데 대체 소재가 없는 납 쾌삭강만은 별도의 예외 규정을 두고 최대 0.35%까지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납이 함유된 부품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납사용을 규제하는 지침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이번 흑연 쾌삭강 개발은 친환경 소재인 흑연을 활용해  납쾌삭강 이상의 우수한 절삭성을 확보한 데에 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열처리를 통해 구현한 균질한 조직은 어느 방향으로 절삭을 하든 균일한 절삭성을 나타내 가공 효율이 한층 더 높아질 수 있게 됐다. 또 주변 자기장에 쉽게 자석화되는 특성 덕분에 솔레노이드 밸브와 같은 정밀제어 부품으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솔레노이드 밸브란 원통형으로 감은 전기 코일(솔레노이드)에 전기를 흘려 발생하는 전자기력으로 쇠막대(플런저 plunger)를 움직여 구동하는 밸브다. 쾌삭강은 플런저 소재로 사용된다.

포스코는 앞서 2017년 흑연 입자의 분포 및 제어 기술의 개발을 시작으로 쾌삭강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해 생산 라인에서 양산 제조기준을 정립하며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글로벌 쾌삭강 시장은 연간 100만톤 규모다. 이중 납을 함유한 제품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국내에는 납쾌삭강을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연간 2만3000여톤을 일본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오고 있는데, 포스코의 친환경 쾌삭강 양산으로 수입량의 상당 부분을 대체해 소재 독립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투명한 액체와 같은 친환경 가소제 에코데치. (사진=한화 제공).
환경호르몬 없는 플라스틱 만들 소재

인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플라스틱(plastic)과 함께한다. 아동용 장난감과 볼펜, 청소기, TV, 칫솔, 마스크, 인공 치아‧관절‧심장까지,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다. 이 가운데 기존 환경호르몬 범벅 가소제(고온에서 플라스틱 가공을 쉽게 하는 물질)를 대체할 친환경 가소제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대량 생산에 적합하고 물성이 우수하지만, 환경호르몬으로 피부 접촉 등을 통해 인체에 노출되면 내분비계를 교란하며 생식기관 장애를 일으키거나 임신 후 조산 위험을 높이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친환경이면서도 우수한 경제성을 갖춘 가소제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한화솔루션이 2017년 출시한 ‘에코데치’(ECO-DEHCH)다. 이 소재는 기존 친환경 가소제인 DOTP에 수소첨가 기술을 적용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에서 유해성의 원인이 되는 육각형 벤젠 구조를 완전히 제거했다.

에코데치의 안전성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검증됐다. 식품 포장용 랩과 음료수 병뚜껑 소재, 장난감 등에서 미국의 식품의약국(FDA)과 위생안전기구(NSF), EU의 화학물질규제 기준(REACH) 시험을 통과했다.

아울러 국제공인분석기관인 SGS(Societe Generale de Surveillance)에서도 안전성 인증을 받았다.

경제적으로도 물성이 우수해 벽지, 매트 등 일상에서 가깝게 쓰이는 제품으로 적용 분야가 점차 확대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앞으로 벽지와 필름, 시트, 식품용 포장재, 바닥재, 장난감 등 환경 호르몬 없는 고성능 제품을 만들어낼 예정”이라며 “에코데치를 통해 생활의 편리함과 환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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