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신박한 정리’가 필요한 이유 [권해요]

▲사진=tvN 제공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정리는 필요한 일이지만, 좀처럼 엄두를 내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생활 공간을 말끔하게 정리한 후 찾아오는 편리와 상쾌함을 원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르겠고, 쌓여 있는 물건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지난달부터 결심했던 방 정리는 이번 주말에도 결국 미뤄진다.

tvN 예능 ‘신박한 정리’는 매번 정리를 결심하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방송이다. 매주 의뢰인의 집을 찾아가 의뢰인과 가족의 생활 터전인 집을 정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을 제안한 ‘정리의 달인’ 배우 신애라와 소장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알려진 개그우먼 박나래, 1회 의뢰인이었던 배우 윤균상이 ‘정리단’으로 활약한다.

정리만 할 뿐인데, 정말 삶이 바뀔까. ‘신박한 정리’는 정리만으로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소와 혼용됐던 정리의 개념을 바로 세우고, 정리를 위해 선행할 것이 수납장 사기가 아닌 물건 비우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프로그램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물건을 ‘필요’ ‘욕망’ 등으로 나눠 비워내는 것이다. 남길 것을 남기고 나누거나 버릴 것을 구분해야 비로소 정리가 시작된다.


지금까지 총 12명의 의뢰인이 ‘신박한 정리’의 맛을 봤다. 1인 가구부터 5인이 함께 사는 집까지 다양한 형태의 주거 공간이 정리의 대상이었다. 출연자마다 주거 형태와 방식이 달라서 시청자가 다양한 경우를 접하고 실제 정리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리 대상이 출연자의 생활 공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출연자의 삶을 되돌아볼 수도 있다. 출연자가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밝히거나, 정리하기 어려웠던 배경을 귀띔할 때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사연에 공감하고 감동한다.

정리만으로 바뀌는 공간을 공개하는 순간은 이 방송의 백미다. 이미 있었던 수납장과 도구만 사용해 정리한 공간을 출연자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물건을 걷어내고 가구의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공간이 바뀌고, 덕분에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까지 바뀔 가능성도 엿 볼 수 있다.

집을 바꿔주는 방송은 이미 많다. 인테리어를 드라마틱하게 바꿔주는 예능은 예전에도 있었고 최근엔 방송에서 집을 찾아주기도 한다. 이미 무수히 많은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서 정리에 관한 팁을 일러주기도 했다. ‘신박한 정리’가 이런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실행 가능한, 지속 가능한 정리의 방법을 출연자의 진짜 생활 안에서 펼쳐 보인다는 점이다. 당장 새로운 집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물건을 꺼내 비울 것을 찾는 일은 가능하다. 

이제 막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인 만큼 고치거나 더할 부분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신박한 정리’에서 정리 필요뿐 아니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정리된 공간에 기뻐하는 의뢰인을 보고 있으면, 이번에야말로 미루지 말고 쌓아둔 물건을 꺼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때보다 주거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은 시기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생활하는 공간의 정리는 삶의 질과 곧바로 이어진다. 바로 지금 ‘신박한 정리’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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