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한산한 식당가 옆으로 배달오토바이만 “쌩쌩”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나흘째 , 상암동 먹자거리 풍경


-“식당은 썰렁, 도시락 판매점은 북적” 상암동 식당가 점심 풍경
-“IMF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어요” 한숨만 늘어나는 식당가
-직장인들 삼삼오오 도시락 들고 사무실로…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


[쿠키뉴스] 곽경근 대기자 = “그나마 매일오던 단골손님조차도 이번 주 들어서는 발길을 끊었네요. 매출이 매달 반토막 나니 살길이 막막해요”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의 식당가에서 한식전문점을 운영하는 조승규(61) 씨는 긴 한숨을 내쉰다.
2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면서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 나흘을 맞았다.

이날 11시 45분, 평소 같으면 MBC, YTN, CJ E&M, JTBC, SBS 프리즘타워, KBS 미디어센터 등이 위치한 방송타운답게 젊은이들이 각 건물에서 쏟아져 나올 시간이지만 어느 곳에서도 평소와 같은 풍경은 연출되지 않았다. 원래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중심에 위치한 상암문화광장 주변에는 젊은이들로 붐벼 홍대 앞을 연상 할 정도였다.

상암문화광장 인근의 한 도시락 포장 전문점에 직장인들이 주문을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식당 사장은 "얼듯 보기에는 장사가 잘 되는 것처럼 보여도 점심시간에 일시적 현상"이라며 "우리도 단체 주문이 많이 들어와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데 일반인들은 도시락 포장 업체들만 돈은 많이 버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말한다.

뜨문뜨문 마스크로 중무장하고 우산을 받쳐 든 일부 직장인들만 점심시간 광장을 오갔다. 한적한 거리에 그나마 눈길을 끄는 건 회사 상호가 붙은 배달 오토바이들이다. 재택근무로 회사에 나오지 않는 직장인이 늘었고, 출근을 해도 사무실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상암문화광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은주(27)씨는 “점심시간에도 가능한 밖에서 식사하지 말라는 회사 지침이 있어서 단체로 도시락과 커피를 구입해 사무실로 가는 중”이라며 “사무실에서도 각자 자기 자리에서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달 전만해도 손님이 줄을 길게 서서 음료를 주문하던 한 프레차이즈 커피샵이 정부 지침에 따라 샵 내부에서 취식이 금지되자 의자와 탁자를 한쪽 벽면에 쌓아 놓았다.

Take-out 밖에 안되는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들도 아예 가게 내부 한쪽에 의자를 쌓아놓고 접근 금지 테이프를 붙여놓아 마치 폐점을 앞둔 분위기다.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 인근의 한 대형건물 식당가에 임대문의를 붙인 유리문 안으로 불이 꺼져 있다.

상암문화광장 주변 식당 건물 곳곳에는 휴업이나 임대 안내문이 유리창에 붙여 있는 모습도 여럿 곳 눈에 띄었다.
상암동 방송센터와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사이에 위치한 상암동 식당가 역시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2일 점심시간, 사회적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사람이 한참 붐빌 12시 전후에도 상암동 먹자거리에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사람이 없다.
상암동 식당가에서 아들과 함께 30년 가까이 전과 홍어 등 전문식당을 운영해온 김순분(가명/ 88) 사장은 “지금이 IMF 때보다 더해요. 보세요, 저와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 당시는 힘들어도 밥은 먹고 살았어요”라며 “어제 저녁 맞은 편 고기집은 제한 시간인 9시까지 한 팀 손님 받았고 우리 집은 두 팀이 들어왔어요. 나라 빛도 자꾸 늘어난다고 하니 무조건 지원해 달라는 것도 어렵구요…” 할머니는 말문을 잇지 못했다.
상암 DMC(디지털미디어센터) 인근의 지하 전문 식당가의 점심시간. 한 식당 주인은 "지난 주에 비해 3분의1도 식사 손님이 없는 것 같다"며 "정말 코로나 19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만을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 몇 곳만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거나 음식을 포장하고 있었다. 어느 식당이건 식당 입구에서는 발열체크 후 출입기록을 남겨야 입장이 가능했다.
"달려라"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오전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2일 점심 시간, 배달오토바이가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배달오토바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진수(23) 씨는 "이번 주는 정말 정신이 없다. 오늘은 비도 오고 조심은 하지만 워낙 주문량이 밀려서 언제 일이 끝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부분 식당들이 '코로나19 준계엄령'인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발동되면서 개점 휴업사태지만 그나마 포장 위주의 도시락 전문점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거나 배달오토바이들이 주문배송을 위해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분주히 오갔다.  실제 ‘본도시락’과 ‘한솥’ 등 도시락 브랜드의 매출은 최근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암동문화광장 인근의 한 도시락 전문식당의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포장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본도시락 관계자는 “수도권 내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높아진 지난 달 16일부터 9월 1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47.5%가 증가했고 지난 주 대비해서는 16.4% 증가했다. 지난달 31일 하루 매출 약 7억 3000만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하루 매출 기록을 경신 했다”고 밝혔다.


원래부터 배달이 많은 중국식당 역시 배달오토바이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실어 날으는 모습이 보였고 김밥전문점도 주문한 음식을 들고 나오는 직장인들이 눈에 자주 들어왔다.

상암동먹자거리의 한 식당이 개업한지 얼마 안된 듯 축하화분이 여러개 놓여있지만 찾아오는 손님이 없자 점심시간에 문이 닫혀있다.

상암동 먹자거리의 한 부동산에 식당과 상가 매물 안내가 가득 붙어 있다.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어둑어둑한 날씨에 비까지 내려 평소 직장인들로 붐볐던 상암동의 점심시간은 텅빈 거리가 되었고, 부동산 유리창 가득 붙어있는 식당 매물 안내문과 함께 더욱 을씨년스럽다. 

부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에서 다시 2단계, 1단계로 내려오기를 희망하면서 기자도 아무도 없는 밥집을 찾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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