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21대 국회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목격됐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사이다 연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원피스’ 등 초선의원들의 행보가 국회의 새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일명 ‘여풍’이 정치권에 불고 있다.
윤희숙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사이다 연설’로 주목받았다. ‘임대차 3법’이라고 불리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의결 전 단상에 올라 자신을 ‘임차인’이라고 소개한 5분 연설이 화제가 된 것.
이른바 ‘윤희숙 효과’는 고성과 삿대질로 얼룩졌던 국회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선 여야 의원들이 토론자로 나서 각자의 논리를 펼쳤다. 윤 의원의 ‘논리력’, ‘진정성’이 국회로 퍼지며 본회의장엔 오랜만에 정책토론이 벌어졌다.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 등원’은 한때 포털을 장악하며 화제가 됐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할 때 분홍색 도트무늬 원피스를 입고 출석한 것이다. ‘류호정 원피스’로 밝혀진 브랜드의 원피스는 품절이 됐고, 온라인 상에서는 ‘의복 적절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었다.
류 의원은 복장 논란에 “중년 남성을 상징하는 ‘양복과 넥타이’ 차림의 국회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는 소신을 밝혔다. 특별한 국회가 아닌 다양한 국회를 만들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행보로 류 의원은 ‘여풍’의 중심에 서게 됐다. 국회의 남성 중심의 정치 문화를 깨고 낡은 권위주의를 타파하는 한방을 날린 것이다.
이같은 국회의 흐름에 ‘여성’의 정치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21대 국회에서 기존의 양태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 주목받았던 두 분이 여성”이라며 “국회의원을 남녀로 따질 수 없다고 하지만 현재 국회 내 여성의원의 비율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꼽힐만큼 낮다. 이번 계기가 기폭제로 작용해 여성정치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30% 비율이 달성되길 바란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신선한 바람’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여성들이 사회 속에서 불이익을 많이 받아왔다”며 “아무래도 약자의 문제라든지 불필요한 관행 타파에 (여성 의원들이) 앞장 설 가능성이 높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두명의 노력으로 관례나 문화가 쉽게 바뀔 순 없다”며 변화의 바람을 이어가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 내에서 성별의 금기를 깨고 ‘의원’으로서의 행보를 주목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국회의원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가 반영될 때 정치가 더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