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이 달라졌어요?”… 무력 투쟁 대신 ‘토론’ 택한 野

“통합당이 달라졌어요?”… 무력 투쟁 대신 ‘토론’ 택한 野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2019년 12월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의 항의 속에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미래통합당이 달라지고 있다. 통합당은 21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장외 투쟁, 국회 점거 카드를 접고 ‘토론’을 내세웠다. 이에 합리적 보수의 면모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책적 대안 제시 등 부족한 모습이 남아있어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변화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인사청문회부터 나타났다. 근거 없는 ‘흠집 내기’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의 이유를 설명하며 국민적 이해를 호소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달 28일 박 원장의 임명 유보 촉구 기자회견에 나서 ‘이면합의서 의혹 해소’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진위여부 파악이 중요한 이유는 (이면합의서가) 진짜일 경우 북한이 국정원장 임명권을 갖게 된다는 것”이라며 “진짜 합의서가 있다면 북한도 이를 갖고 있을 것이고, 이를 약점 잡아 휘두를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희숙 의원의 ‘사이다 연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의원은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이라고 불리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의결 전 단상에 올라 법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연설은 자신을 ‘임차인’이라고 소개하며 시작해 임대차 3법 표결 소감과 정책 시행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관련 법안 속도전에 맞서 장외 투쟁, 필리버스터 등 강경 대응을 고심했던 통합당은 전략을 수정했다. 논리력,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설득 메시지 전달에 나선 것이다. 4일 본회의에서는 6명의 의원이 반대토론자로, 3명의 의원이 자유토론자로 나서며 ‘제 2의 윤희숙’ 발굴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움직임에 통합당이 ‘건전 보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통합당 의원들이 각자 헌법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을 갖고 국민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며 “분단과 이념에 사로잡힌 수구 보수에서 제대로 된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정치인·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통합당의 지지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비쳤다. 김 대표는 “그동안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해도 무당층 비율이 높아졌지 통합당 지지율이 높아지진 않았다. 이번 같은 (통합당의) 새로운 변화로 중도 보수 층에서 지지율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103명의 통합당 의원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면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당이 완전한 혁신을 이뤄내지 못해 아직 민주당의 대안으로 떠오르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아무도 통합당이 부동산을 잡을 것이라 믿지 못한다.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며 “정부·여당의 비판 항목 중 보수가 더 나을 것이라고 기대를 주는 점이 없다. 통합당이 혁신을 확실히 한게 없는 상황에서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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