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압류 확정 앞둔 일본제철 “즉시 항고”…시간끌기 의도?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대한 국내 자산 압류 명령 효력이 4일 0시부터 발생됐다. 일본제철은 “즉시 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항고 의사와 함께 “징용과 관련된 문제는 국가 간 정식 합의인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도 전했다.

일본 정부 측은 보복 조치를 거론하고 나섰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한국의 자산 압류는 국제법에 위배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일본의 자산이 몰수된다면 대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맞대응을 예고했다. 스가 장관은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면서 “한국 측에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와 관련 관세 인상과 송금 중단, 비자발급 요건 강화, 금융 제재, 일본내 한국 자산 압류, 주한 일본대사 소환 등을 선택지로 거론하고 있다.

공시송달 실시 7일 후인 오는 11일까지 일본제철이 항고하지 않으면 자산압류명령이 확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본제철이 이날 즉시 항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 이번 항고 결정을 두고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 명령 확정을 피한 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끌기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대리인을 맡고 있는 임재성 변호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대법원 판결 이후 자산 압류를 집행하는 절차가 무려 1년 8개월씩이나 이어져 왔는데 그동안 철저하게 회피하는 방식을 취했던 일본제철이 이제서야 항고에 나서겠다는 걸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 변호사는 “그동안 우리 설득에도 불구하고 절차에 들어오지 않았던 일본제철이 자산압류 공시송달 효력이 확정되자마자 한국인 변호사나 대리인을 선정해 법적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대응이며 법적 이유도 없이 항고하겠다는 건 시간 끌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30일 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 재상고심에서 1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제철이 이 판결을 수용하지 않자 원고 측은 같은 해 12월 손해배상 채권 확보를 위해 PNR 주식 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이후 관할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해 1월 손해배상 채권액에 해당하는 8만1075주(4억원 규모)의 압류를 결정했다.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강제징용 피해 배상은 PNR 외에도 미쓰비시중공업, 후지코시강재, 대성나찌유압공업 등 여러 건이 진행 중이다. 향후 양국간 외교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부는 일본의 추가보복 가능성에 대해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방향을 검토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jjy4791@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뉴스에서 많이 본 뉴스
주요기사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