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북상한다는데…‘상습 침수’ 강남역 인근 시민 불안 호소


사진=강남역 인근 거리가 공사판으로 가로막혀있다/ 김희란 기자
[쿠키뉴스] 김희란 기자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중부지방 일대 집중호우에 서울 강남역 일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반복되는 침수에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3일 오후 강남역 11번 출구 앞 맨홀 뚜껑 옆에는 하수 역류를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었다. 지난 1일 폭우로 인해 하수가 역류해 맨홀 뚜껑 1개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강남역 일대는 비가오자 순식간에 흙탕물에 잠겨 ‘물바다’가 됐다. 지난 1일 강남역 일대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는 같은날 36㎜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쏟아지는 비와 하수에서 역류한 빗물이 섞여 도로와 인도를 가득 뒤덮었다. 시민들은 인도를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였다.

강남역 인근에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모(45·여)씨는 전날 침수 장면을 목격하고 경악했다. 박씨는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한 지 5분 만에 거리에 물이 빠르게 차올랐다”며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올리고 걸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매장에까지 물이 들어와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강남역 근처 속옷가게를 운영하는 30대 후반 박모씨 역시 불안을 호소했다. 그는 “강수량이 더 많아지면 매장이 잠길까봐 항상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매번 여름마다 강남역 일대는 같은 (침수)문제를 겪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확실한 예방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진=지난 1일 폭우로 인해 하수가 역류해 '물바다'가 된 강남역 인근/ 연합뉴스 제공

강남역 일대는 상습적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곳이다. 지난 2011년 7월에는 서울 서초구 우면산 일대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17명이 사망하고, 강남역 일대가 물에 잠겼다. 2년 후인 지난 2013년 여름 또다시 강남역 일대에 침수 사례가 발생해 “강남은 비만 오면 잠긴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다.

서울시는 반복되는 강남의 침수 피해에 대한 대책으로 5년 전 ‘강남역 주변 종합배수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강남대로의 상습적 침수는 강남역이 있는 역삼동이 인근에 비해 낮은 지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역 주변 종합배수대책’은 ▲강남역 인근 역경사관로 흐름개선(고지대 역삼동~강남역 하수관로에 분리벽 설치해 빗물 분산) ▲용허리 빗물 저류조 유입관로 추가 신설(저지대 아파트 빗물 처리 범위 확대) ▲고지대 빗물유입시설 확충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지하에 터널을 만들어 빗물을 터미널 인근 반포천으로 흘려보내는 ‘반포천 유역분리 터널공사’ 등 관련 공사는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청 측은 강남역 침수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천태원 강남구청 치수과 주무관은 “현재 관련 부서가 침수 예방 대책을 위해 회의 중이나 아직 정해진 방안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장맛비에 더해 타이완 북쪽 해상에서 4호 태풍 ‘하구핏’이 북상하고 있다고 전해져 시민 불안은 커지고 있다. 태풍은 이날 오후부터 세력이 약화돼 5일 오전 3시경 중국 상하이 서쪽 약 280km 부근 육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5일까지 한반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은 태풍이 공급하는 뜨거운 수증기가 더해지면 모레까지 누적 강수량이 500mm가 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 지방 장맛비는 앞으로 적어도 일주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강남역 일대 뿐 아니라 서울 및 중부지방 곳곳에서 차도에 땅꺼짐이 발생하거나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가 막히는 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경북·충남·충북·강원 일부 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고, 그 밖의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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