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침수 피해 아파트, 알고 보니 '미등기 건축물'

개발업체, 건물 사용검사-준공검사 없이 잠적...입주민, 전기·수도·가스는 이용


대전 침수 피해 아파트, 알고 보니 '미등기 건축물'
물이 빠진 아파트에서 피해수습작업이 한창이다. 사진=최문갑 기자.

피해 아파트 주변보다 지대 낮아 . 1997년에도 침수 피해

[대전=쿠키뉴스] 최문갑 기자 =물에 잠겨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대전 서구 코스모스아파트가 미등기 건축물로 밝혀졌다. 


30일 대전시와 서구 등에 따르면 대전 서구 정림동 1만955㎡ 부지에 조성된 코스모스아파트는 5층짜리 4개 동에 250세대, 3층짜리 1개 동 연립주택에 15세대 등 총 265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1979년 6월 한 개발업체가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어 이듬해 6월 11일 착공, 1985년 9월 2일 5개 동 265세대에 대한 주택공급 공고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개발업체는 건물의 사용 및 준공 검사 절차를 밟지 않고 잠적해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대전 침수 피해 아파트, 알고 보니 '미등기 건축물'
침수된 아파트에서 주민들을 구조하는 모습. 사진=대전시.

대전 침수 피해 아파트, 알고 보니 '미등기 건축물'
구조작업에는 고무보트까지 동원됐다. 사진=대전시.

당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들은 재산권 보장을 위해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했지만 사전 입주를 했다. 

이에 행정 당국은 1986년 7월에 79세대, 8월에 186세대를 사전 입주를 이유로 고발하고, 이후 대지 소유권 강제 경매와 임시압류를 통한 소유권 이전 절차 등을 밟았다.

이 아파트는 사용승인을 받지 않아 전기·수도·가스 등을 쓸 수 없지만, 관련 기관은 입주민의 생활을 고려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침수된 세대는 D동과 E동 1층 28세대다. 지상 주차장에 있던 자동차 100여 대도 물에 잠겼다. 이 아파트 D동과 E동은 다른 동과 주변 아파트에 비해 지대가 50㎝ 정도 더 낮아 침수 피해우려가 높았다.

실제, 이 아파트는 지난 1997년에도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엔 인근 갑천의 물이 갑자기 불어나 아파트 단지 내 물이 빠져나가지 못한데다, 아파트 뒤편의 산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물이 쏟아져내려 피해를 키웠다.  

아파트가 침수되자 대전시 소방본부와 경찰, 서구청 등 인력 180여 명이 수습에 나섰다. 특히 대전시 소방본부 인력 150여 명은 보트를 이용해 아파트 1∼3층에 사는 주민 140여 명을 구조했다.

이 과정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50대 주민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다른 주민 1명은 어지러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침수 이재민 50여 명은 인근 오량실내체육관과 정림사회복지관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침수 아파트에 대한 전기시설 점검을 진행 중이다.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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