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펀드 미스터리…‘내가 공격형?’ 투자성향, 상품 따라 멋대로

PB 임의조작 의혹…금융정의연대 “최소 투자성향 조작은 무효”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태에서 특별히 주목할 점은 은행 PB가 가입자 투자성향을 임의로 조작했느냐다. 피해자들은 가입 당시 투자자 정보 확인 절차가 없었고 PB가 상품에 맞게 투자성향을 조작했다며 기업은행이 당사 펀드투자권유준칙을 위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정보 확인서 서명 한 적 없어…대리서명”

기업은행 펀드투자권유준칙 7조와 8조를 보면 임직원은 투자자에게 파생상품 등을 판매하려는 경우 투자권유를 하지 않더라도 면담·질문 등을 통해 투자목적·재산상황 및 투자경험 등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 투자정보 확인서에 따라 투자자 투자정보를 ‘기본투자성향’과 ‘금번 투자자금 성격’으로 구분해 파악하고 투자자로부터 서명 등 방법으로 확인을 받아 유지·관리해야 한다. 펀드에 가입하려면 투자성향 조회가 선행돼야 하는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직접 설문에 응해서 나온 결과 값(투자성향)을 토대로 상품을 안내하게 돼있다”며 “본인이 직접 투자성향 상담을 받고 서명을 해야 상품 판매가 정상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투자권유준칙 10조에 따르면 임직원은 원칙적으로 투자 적합성 판단 기준에 비춰볼 때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투자권유를 해선 안 된다. ‘안정추구형’인 고객에게 고위험상품 가입을 권할 수 없는 것. 

고위험상품을 가입시키려면 고객이 투자성향 설문에 다시 응해야 한다. 본래 투자성향을 스스로가 뒤집지 않은 이상 상품가입을 할 수 없는 셈.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래불가 상품을 선택하려면 위험등급을 바꿔야 한다고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 피해자 측은 가입 과정에서 이러한 투자성향 분석과정이 없었고, 대리서명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가입자 대부분이 직접 항목에 체크하지 않았는데도 투자성향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있다. 

적극투자형이 공격투자형으로 둔갑

실제로 피해자 측이 제시한 투자정보 확인서를 보면 안정추구형(5등급)인 가입자가 ‘매우높은위험’인 펀드에 가입해 있다. 상품마다 투자성향이 달라진 경우도 있었다. 한 가입자는 지난 2017년 로얄클래스 펀드 가입 시 적극투자형(3등급)이었는데 지난해 1월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가입 시 공격투자형(1등급)으로 바뀌어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30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사모펀드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판매사들이 투자자 성향을 다 조작했다. 치매환자가 1등급이 됐다”라며 “최소한 투자자 성향을 조작해 가입시킨 건 백프로 무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PB에게 신뢰가 쌓이면 가입자들은 자세한 내용도 뭔지도 모른 채 체크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사태 책임 판매사인 기업은행 현장검사를 한 바 있다. 분쟁조정위원회를 앞둔 상황에서 투자성향 조작 의혹이 사실로 판명날 경우 은행으로서는 입장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 앞서 기업은행은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완전배상 대신 50% 선가지급 결정을 내린 상태다.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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