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이상” vs “최소한 동결”...내년 최저임금, 올해도 ‘첩첩산중’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올해도 어김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동계에선 코로나19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인상을 주장하고 있고, 경영계에선 코로나19에 따른 침체에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 자영업계에 큰 타격이 불가피 하다며 삭감 또는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의 3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서로 간 입장차이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날은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법정 심의기한이었지만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각자 원하는 최저임금 수준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25일 열린 2차 회의에서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3차 전원회의에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을 제출해달라고 노사 양측에 요청했던 바 있다. 

사실 노동계와 경영계 내부에서도 조금씩 의견이 다른 만큼 최초 요구안 제출부터 험로가 예상됐다. 노동계에선 지난 9일 민주노총이 시간당 1만770원을 요구안으로 공개했지만 한국노총은 과도한 인상폭 이라는 인식을 드러내며 ‘1만원 이하’를 언급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협의를 거쳐 곧 공동 요구안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경영계 내부에서도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삭감을 놓고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최저임금 심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으로 4.2% 삭감안을 제시했었다. 이들은 고용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최소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뜨거운 감자였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은 현행 유지로 결정됐다. 노·사·공익위원 27명 전원이 참석한 3차 전원회의 투표에서 ‘차등 적용에 대한 반대’가 14표로 나타났고, 찬성과 기권이 각각 11표, 2표였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은 업종을 몇 개 집단으로 나눠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최저임금이 최근 급격히 오르자 경영계가 매년 요구해오던 사안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투표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까지 (업종별) 구분 적용을 할 여건이나 환경이 제대로 되지 않고 공전을 이뤘지만, 지금처럼 코로나19 사태의 한복판에 선 상황에서는 구분 적용을 할 수 있는 법 취지가 충분히 돼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이지, 고용주를 보호하는 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은 최저임금 제도의 기준과 원칙에 반한다"고 맞섰다.

3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은 업종별 차등 적용 안건의 표결 결과를 수용했다. 지난해 최저임금 심의에서는 사용자위원들이 업종별 차등 적용이 무산된 데 반발해 집단 퇴장한 바 있다.

한편 최저임금위는 다음 달 1일과 7일 연속으로 전원회의를 열 방침이다.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이 제출되면 이를 토대로 최저임금 금액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 고시일은 8월 5일로 고정되어 있다. 재심의 등 행정절차를 고려하면 다음달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치고 고용부로 결정액을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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