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아파트 안사면 바보라고 해요”…6·17부동산대책 이후 시장은 지금

전문가들 "규제 끝날 때까지 버티기 돌입할 것"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규제지역 아파트 안사면 바보라고 해요"

최근 6·17부동산대책을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 송파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의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고 나서의 시장 상황을 요약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규제가 끝나는 내년까지 시장이 '버티기'에 돌입할 거라 내다봤다.

Q. 강남권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1주가 지났다. 시장 상황은 지금 어떤가?=30일 강남권 중개업계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이후 강남구, 송파구 등 규제 지역 아파트의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6·17대책을 통해 강남구 삼성동·청담동·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전역(총 14.4㎢)을 23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규제 효력은 23일부터 내년 6월22일까지 1년간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는 대지 지분 면적 18㎡가 넘는 주택을 구입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사실상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봉쇄된 셈.

이들 지역에선 규제 발표 이후 거래가 이어지다가 시행 이후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는 상황이 연출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 후 효력 발생 전(17~22일. 6일간)까지 아파트 거래가 20건에 달했다. 하지만 23일 이후 현재까지(8일간) 단 한 건의 거래 신고만 이뤄졌다. 삼성동의 경우 종전 18건에서 1건으로 매수가 줄었다. 또 청담동의 경우 4건에서 단 한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다.

송파구 잠실동의 경우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기존 28건에 달하던 매수세가 단 1건으로 줄어들었다. 송파구 잠실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이제 사람들은 정부의 규제를 집을 사야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며 “대책 발표 이전에 부동산 카페 등에서 이미 소식이 돈다. 해당 지역 아파트를 사지 않으면 바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Q. 토지거래허가제 효과는? 거래절벽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꾸준히 수요자가 유입될지?=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 구역의 경우 거래 자체가 제한을 받아 당분간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이로 인해 강남 주택시장 전반이 거래 가능한 매물이 줄어든 만큼 인접 지역은 희소성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장에서는 매도·매수자가 규제가 시행되는 1년 동안 ‘버티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치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집주인들이 서둘러 팔 생각이 없는 반면, 매수자 역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번 규제가 효력을 갖는 1년여 간 거래공백기간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규제 기간 동안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또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라 거래가 줄어들어 집값이 단기적으로 조정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다시 상승할 거란 믿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는 존재할 거라 보는 시각도 있었다. 다만 해당 지역 아파트들은 고가 주택이 대다수고, 대출 규제가 있는 만큼 매수로까지 이어지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지거래허가제는 실거주의 경우 거래가 가능하다. 용산과 달리 강남은 거주만족도가 높아 실거주수요가 풍부하다”면서도 “다만 고가 주택이 다수 포진되어 있어 대출한도 및 거래허가조건이 있어 수요자는 한정되어 있다고 보여 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수요가 중저가 아파트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단계적 집값 상승이 일어날 우려도 존재했다. 송 대표는 “실제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이 강화되거나 또는 아예 불가능하다보니 수요가 고가 주택이 아닌 주택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른 실제 집이 필요한 실거주 수요층에게도 가격상승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현재 계단별 가격상승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Q. 토지거래허가제가 사유재산 침범 및 주거이동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불만이 많다고 한다. 실제 소송으로 이어진다면 승소가 가능한가?=규제 대상이 된 지역 주민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명백한 사유재산의 침해행위라고 보고 있었다.

강남권 규제 지역에 사는 한 주민은 “토지거래허가제 구역이라니 억울하다. 주거이동제한도 있지만 이는 명백한 사유재산 침해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토지거래허가 주체가 구청장인데 중앙정부가 이를 통제하겠다고 하는 거 아닌가”라며 “정부가 국회도 장악하고 시군구도 장악했다. 정치적 견제와 균형이 없다”고 비난을 가했다. 이어 “소송을 제기하면 지역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서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힘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사례가 없지만, 주택거래를 규제할 법률적 근거가 없는 만큼 승소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고 내다봤다.

정인국 변호사(한서법률사무소)는 “주택거래허가제의 위헌성에 대해선 이미 노무현 정부 때 위헌성 문제가 있어서 백지화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토지거래허가제란 이름으로 탈바꿈 된 것”이라며 “당초 토지거래허가제는 빈 땅에 투기세력 유입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이번에 지정된 곳은 빈 땅이 아니라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는 곳이라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주택거래허가제에 대한 법률적 근거는 없다.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만 있다. 해당법률은 부동산 거래는 신고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토지에 국한해서만 허가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막 규제가 시행됐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없다.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소송에 들어가면 이길 수 있을지를 궁금해 한다. 당연한 물음이다. 다만 모든 판결은 끝날 때까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판사의 정치적 성향 등도 영향을 받는 게 판결”이라면서도 “다만 주택거래허가제의 경우 국가가 주택거래를 규제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 이길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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