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소송, '현재진행형'...양측 "판사 배정되며 진행 중"

아직 소송 취하 안해...소송과 함께 제휴도 줄다리기 중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소송이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양사는 각자 로펌을 선임하면서 소송전을 준비 중이다. 다만 망 사용료 문제와 양사 간 제휴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어 양측이 조정으로 타협점을 볼 가능성도 있다.                                               

◇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유효.SK브로드밴드 "답변서 검토 중"

넷플릭스는 지난 4월 브로드밴드를 상대로 SK브로드밴드 인터넷 망에 트래픽을 유발한 데 대해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냈다. 

29일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넷플릭스 측에서 소송을 취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준비하고 있다"며 "넷플릭스 측이 제기한 소에 대한 답변서를 작성 및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도 "소송을 진행 중이며 공을 법원으로 넘겼다"며 "최근 담당 판사가 배정된 상황"고 설명했다. 

망 사용료와 관련 이견을 보여오던 양측은 지난달 11월 SK브로드밴드의 신청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가 진행돼 5월에 재정안을 마무리짓는 수순이었다. 그러다 넷플릭스 측의 돌발적인 소송으로 인해 법원에서 양측의 입장을 다투게 됐다. 

SK브로드밴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과 비교하면 글로벌 콘텐츠 제공자들이 망 트래픽을 전혀 부담하고 있지 않아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논리다. 즉 SK브로드밴드와 같은 인터넷공급업체(ISP)들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넷플릭스 측에서 제안한 오픈커넥트 정책(Open Connect Appliance, OCA)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파트너사에만 캐시서버를 무상으로 설치해주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별도의 망 이용료를 내지 않고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망에 대한 투자를 직접 하고 있는 통신사가 일부 콘텐츠 제공사만을 위해 망을 유지 보수하며 유료가입자 200만명 이상의 트래픽 감당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SK브로드밴드에 우호적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20대 국회에서 통과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미칠 영향 때문이다. 

◇ 전기통신사업법 통과로 글로벌 콘텐츠사업자 망 사용료 물릴까 

지난 20대 국회에서 통과된 전자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그동안 규정이 없었던 글로벌 콘텐츠 제공자(Contents Provider, CP)의 국내 망 품질유지 의무를 강화했다. 

개정안은 콘텐츠 제공자에게 인터넷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 의무를 부과했고, 해외사업자라도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 망 이용에 대한 품질개선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점을 골자로 한다. 

개정된 법률이 소송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소송을 제기했을 때는 법 개정 전이라 채무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지금은 법 개정 후이기 때문에 소급적용이 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법 개정 전후로 망 무임승차를 하고 있는 글로벌 CP에 대해 촉발된 관심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넷플릭스 측이 소송을 취하하지는 않았지만, 최근의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제대로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전기통신법 개정안을 전후해서 모두에게 알려진 만큼, 이전과는 법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 소송하면서도 제휴는 맺는 '적과의 동침'도 가능 

독특한 점은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소송을 불사하면서도 제휴를 맺을 수는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8년 11월 통신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독점 계약관계에 있는 상황이다. 계약기간 4년 중 2년여의 독점 계약이 올 11월로 만료된다. KT나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와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추가 제휴와 관련한 협상을 실시 중이다. 

KT는 넷플릭스에 대한 관심을 공식화했다. KT는 "추진하고 있지만, 뭐라고 말씀드릴 만한 상황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지난달 29일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넷플릭스와의 제휴에 대해 망 이용대가도 받고, 콘텐츠 제휴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도 소송은 소송대로 대처하되, 제휴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소송으로 인해 입장이 애매해도 경쟁사에서의 움직임을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기준 약 272만명 규모로 지난 2년간 10배나 급증했다. 네 명까지 계정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이용자수는 500만명은 더 넘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LG유플러스도 독점계약 기간동안 IPTV 고객 수 증가율 순증 1위를 기록하는 등 수혜를 톡톡히 봤다. 

다만 독점 계약을 했던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같은 자사의 미디어 컨텐츠(OTT)를 가지고 있지 않은 반면, KT와 SK브로드밴드는 각각 시즌(Seezn)과 웨이브(wavve)라는 OTT를 갖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따라서 이들 양사가 넷플릭스에게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추가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휴와 망 사용료 등 두 가지 서로 다른 협상에 통신사와 넷플릭스가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되는 건 이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기존에 제휴한 통신사도 있고 하니 새로운 계약과 관련해 말하기 조심스러운 것을 이해해달라"며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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