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베이비’ 늘까… 의료계 전망은 어둡다

불확실한 미래·높아진 양육 부담...산부인과 현장선 '글쎄'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코로나19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임신·출산율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집에서 가족 및 연인과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예상치 못한 임신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른바 '코로나 베이비붐' 기대와 맞물려 47개월 연속 사상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경신해온 국내 상황에 주목된다.

실제로 최근 인도네시아 국가가족계획조정청(BKKBN)"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가족계획 참여가 저조해 '베이비 붐'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발표했다. 또 뉴질랜드에 본사를 둔 성인용품 전문점 '어덜트 토이 메가스토어'도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이 이뤄진 지난 3월 뉴질랜드와 호주, 영국에서 성인용품 판매량이 3배 급증했다고 전했다.

반면, 우리 의료현장에서는 오히려 어두운 전망을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가중돼 출산율은 오히려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동석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2002년 월드컵 이후 ‘월드컵 베이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산부인과를 찾는 분들이 늘어난 것이 현장에서 느껴졌다”며 “그러나 코로나19를 겪는 요즘은 가라앉고 위축된 상황이라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과거 2002년 한·일 월드컵 이듬해인 2003년의 경우 3월 출산율이 전년 대비 10%가량 늘어난 바 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현 세대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결혼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적은 것과 보육부담이 높은 데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선 산부인과에서는 분만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피임이 늘지언정 ‘코로나 베이비’는 우리나라 상황에는 맞지 않을 듯하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윤하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도 "감염병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긴 했지만 출산이란 교육과 주거, 경제 및 사회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다. 산부인과 현장에서도 임신과 관련한 별다른 변화는 없다"며 "사회적 여건이 바뀌지 않는 한 출산율이 늘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관련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초저출산 현상 장기화 추이 분석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양육’에 대한 부담을 해결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최근 학력 수준이 높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집단에서 더 높은 출산율이 관찰되고 있어서다.

준비되지 않은 임신은 또 다른 걱정거리를 야기할 수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미리 건강을 점검하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김윤하 교수는 “임신인 줄 모르고 술이나 담배를 하거나 기형을 초래할 수 있는 약을 잘못 복용하는 실수가 갑작스러운 임신에서 흔히 발생한다”며 “적어도 임신 3개월 전에는 산전 진단을 통해 문제가 될 만한 치료는 중단하고, 풍진 예방접종이나 엽산 복용 등 본격적으로 임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35세 이상 여성의 경우 고위험임신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다 주의해야 한다. 또 불임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40%가량인 만큼 부부가 함께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건강한 임신과 출산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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