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또 찬반논란...'전화진료 경험' 환자들은 어떻게 볼까

코로나19 겪은 환자들 '원격의료 방향성'엔 공감...'진료 시스템·안전성 미비' 지적도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 확대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번에는 전화상담·처방을 경험한 환자들의 목소리도 가세했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상담·처방이 2월 2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6만2121건 시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네의원이 10만여건, 상급종합병원에서는 4만여건 시행됐으며 별다른 부작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당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전화상담·처방을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전화상담 관리료를 진찰료의 30%로 추가 적용하고, 건강보험에서 전액 부담한다. 다만, 감염병 상황에 따른 한시적 조치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전화상담·처방이 현장에서 활용되고, 청와대가 '한국판 뉴딜'과제의 하나로 원격의료를 거론하면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코로나19에서 시작된 원격의료 논란이 과거와는 다른 특징은 바로 '환자들의 경험'이다. 전화상담·처방이 활용되면서 환자들에게 관련 경험이 쌓인 것이다.   

전화상담·처방에 대한 만족도는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다만, 향후 원격의료 추진에 대해서는 '슬슬 준비해야하지 않겠느냐'데 의견이 모아졌다.

김광훈 한국소아당뇨인협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환자와 보호자들이 많이들 전화처방을 활용하고 있다. 편리하다는 분들도 있고, 전화로 하니 원하는 만큼의 이야기를 하지 못해서 불편하다는 분도 계셨다"며 상황을 전했다.

이어 "환자들의 경우 원격진료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가 극단적이지 않다. 코로나같은 비상상황에서 전화 처방이 어느정도 역할은 했다고 본다"며 "병원 갈 여건이 안되는 환자들에게는 방문하지 않고 진료를 받는 이런 방법이 편리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다"고 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실제 전화처방을 해보니 답답하고 복잡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본인확인 절차 등 시스템이 없으니 환자도 의료진도 우왕좌왕하더라. 당장은 비상상황이라 이해하지만 안정적인 진료라고 보기는 어려웠다"며 "그러나 이번에 겪어보니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야하는 방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단 환자 본인확인 시스템, 그리고 환자의 혈당 등 데이터를 의료진과 교류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되겠다. 의료진도 환자도 믿을 수 있는 체계 안에서 진료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환자들에게 원격의료를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같다. 또 다른 감염병 사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원격의료에 대한 현실적인 효용성 평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교수(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장)는 "(전화상담·처방 제도는) 절차나 시스템없이 가장 원시적인 형태로 진행된 것이다. 편리성이나 감염병에 대한 불안을 낮춘 면이 있지만, 환자를 확인하는 절차나 약국에 처방전을 전송하는 시스템 등 제한적 진료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필수적인 시스템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우리 사회도 큰 틀에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된 것 같다"며 "다만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기 때문에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최소한 감염병이라는 특수상황에서 제한된 원격의료의 필요성은 확인됐으니 점진적으로 효용성을 평가하고, 로드맵을 구축할 때가 됐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강한 반대 입장이다.  의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은 '안전성'이다.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상근 부회장은 "의료의 기본은 대면진료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만져봐야 제대로 된 진료를 할 수 있다. 복지부는 전화상담·처방에서 부작용 사례가 없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주치의가 대면진료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정보이고, 환자나 정부는 부작용 여부를 알 수 없으니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순히 경제나 산업적 논리로 원격의료를 도입하자는 것은 의사의 직업적 양심에 반대되는 논리"라며 "교육, 사법 등 모든 분야가 비대면 원격 시스템으로 변화되더라도 최후의 보루로 남아야 하는 분야가 의료다. 정부가 강제한다면 극단적 투쟁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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