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결국 한동희의 몫

결국 한동희의 몫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족쇄를 푸는 건 한동희의 몫이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한동희는 타고난 타격 재능과 성실한 훈련 자세로 팬들의 많은 기대를 불러 모았다. 하지만 현재로선 성장통이 심하다. 올해까지 3년 연속 개막전 선발 3루수로 출전할 정도로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공수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잠재력을 갖추고도 이를 발휘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자신을 향한 기대감이 부담과 억압이라는 족쇄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허 감독도 이를 지적했다. 롯데 지휘봉을 잡은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동희에 대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1차 지명 선수라는 압박감, 그리고 동기들의 잘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마도 머리가 복잡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넥센 코치 시절에 한동희가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정말 인상 깊었다. 쟤가 고등학생이 맞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고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처방전은 ‘멘털 관리’였다. 경쟁을 강조하기보다는 강한 신뢰를 보냈다. 개막전이었던 KT 위즈전에서 한동희가 실책을 범하자 허 감독은 “실책을 안 할 수는 없다. 다른 선수들이 실수를 채우면 된다. 자신감을 가지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두둔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과의 3연전에서 보여준 한동희의 모습을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타석에선 성급했으며 수비에선 여전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팬들이 바라는 끈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14일 두산전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2대 0으로 팀이 앞서던 2회초 1사 2루에서 김재호의 느린 땅볼 타구를 잡아 송구 실책을 했다. 3루로 뛰던 2루 주자에게 시선이 빼앗겼고 무리하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려다가 함정에 빠졌다. 기본을 망각한 초보적인 실수였다. 결국 이로 인해 롯데는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 흐름을 단숨에 뒤집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바뀐 더그아웃 분위기로 다시금 두려움 없는 ‘노피어(No Fear)’를 실천 중인 롯데이지만 한동희는 예외였다. 실책을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는지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2대 3으로 뒤지던 6회말 2사 1,3루 찬스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8회말 4대 7로 뒤진 2사 2루 기회에서도 삼진을 당했다. 이로써 한동희는 두산과의 3연전 동안 실책 한 개와 더불어 타석에서 12타수 1안타 삼진 4개라는 처참한 기록을 남겼다.

한동희로선 상승세에 있는 롯데의 분위기에 자신의 성적이 부합하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했을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부담감은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한동희의 기용에 불만을 품고 있는 팬들의 시선과는 별개로 코칭스태프는 꾸준히 그리고 길게 한동희에게 기회를 줄 예정이다. 이제 막 3년차에 접어든 신인일 뿐이다. 무거운 짐은 선배, 형들에게 맡기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경기에 임해야 한다.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됐다. 남은 건 한동희의 몫이다. 전폭적인 지원과 배려를 등에 업고도 족쇄로 스스로를 옭아맨다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강인한 마음도 프로 선수의 재능 중 하나다. 사소한 것에도 쉽사리, 끊임없이 흔들리는 마음이라면 한동희의 재능은 과대평가 된 것이 아닐까.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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