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교실서 “감사해요” 메시지에 울컥…코로나19가 바꾼 스승의 날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교탁 앞에 놓인 꽃다발. 칠판을 빼곡히 채운 학생들의 감사 메시지. 교실에서 울려 퍼지는 ‘스승의 은혜’. 스승의 날 흔히 볼 수 있는 학교의 풍경이다. 그러나 이번 스승의 날은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    

15일 제39회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부는 대규모 기념행사를 여는 대신 ‘감사 릴레이 영상 메시지’를 온라인에 공유했다. 각 시도를 대표하는 장소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이 교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구 김광석거리와 경북 독립운동기념관, 전남 목포대교, 울산 대왕암공원 등에서 학생들은 “선생님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대전에서는 학생들이 드론을 이용해 공중에 ‘선생님 ♡♡해요’라는 메시지를 띄우기도 했다.

강원교육청은 유튜브채널 ‘학끼오TV’를 통해 학생들로부터 손편지를 ‘깜짝’ 전달받은 교사의 이야기를 전했다. 강원 고성고등학교 3학년 2반 학생 15명은 이재호 교사에게 손편지를 작성, 교육청을 통해 전달했다. 이 교사는 영상 인터뷰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해 매우 놀랐다”며 “너희는 내 삶의 한 조각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오면 건강하고 사이좋게 서로를 의지하며 남은 시간을 보내자”고 눈시울을 붉혔다.  

온라인을 통해 자체적으로 이벤트를 준비한 학생들도 있다. 광주 북구의 A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양은 친구들과 함께 교사에게 전달할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에는 학생들이 교사에게 전하는 감사 메시지가 담겼다. 또 다른 학급에서는 출석체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생들이 ‘스승의 날 축하드립니다’라는 글자를 한 글자씩 띄우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양은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스승의 날을 맞이해 (이벤트 준비가)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선생님께 감동을 드린 것 같아 다행”이라면서 직접 얼굴 뵙고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에서도 5학년 창의반 학생들이 교사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화면에 직접 만든 감사 카드를 띄웠다. 창의반 담임인 송미경 교사는 “아직 한 번도 학생들을 만나지 못했지만 온라인으로 소통하면서 마음이 통한 것 같아서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며 “다시는 없을 이벤트 같아서 벅찬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온라인 쌍방향 수업 대신 콘텐츠를 제공하는 ‘단방향 수업’이 이뤄지는 학교에서는 비교적 조용한 스승의 날을 보내고 있다. 대구 지역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김모 교사는 “코로나19 상황이다 보니 별도의 행사가 있거나 제자들이 찾아오는 일은 없다”며 “학교가 아주 조용하다. 동료 교사들과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다’는 문자를 나눴다”고 이야기했다.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은 교사는 “교실에 아무도 없어 스승의 날이 실감 나지 않는다”면서 “한 학생이 음성메시지로 감사 인사를 전달했다. 작은 축하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soyeon@kukinews.com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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