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4·15 총선’ vs ‘행정편의주의’...공무원 시험, 방역 시험대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국가공무원 5급,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시험 등 공무원 시험을 비롯해 공공기관들이 16일 채용 시험을 실시한다.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은 4.15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처럼 방역 모범 사례로 기록될지 아니면 정부의 무리한 강행으로 집단 감염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5일 “당초 2월29일로 예정됐던 5급 공채 공무원 시험을 오는 16일 전국 32개 시험장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국가공무원 5급,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시험에는 1만 2595명의 수험생이 응시한다. 총 481명이 지원한 지역 인재 7급 공무원시험도 같은날 시행된다. 같은날 산업은행, 안전보건공단 등 공기업들의 채용시험도 예정됐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갈린다. 국가공무원 5급 시험을 준비해온 김모(28)씨는 “기약 없이 시험 일정이 미뤄져 불안해하는 것보다 그냥 빨리 시험을 봐 버리는 편이 낫다”면서 “차라리 후련하다”고 말했다.

감염 위험을 우려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시험을 연기해달라는 청원이 여러개 올라왔다.

자신을 5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라고 밝힌 작성자는 지난 11일 청원 글을 통해 “이태원 코로나 사태로 코로나19 ‘2차 웨이브’가 염려되는 상황에서 각종 국가고시 및 전문자격증 시험을 강행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 작성자는 △이태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연령대가 20~30대로 각종 국가고시 및 전문자격증 응시 연령대와 같다는 점 △이태원 코로나19 사태는 ‘신천지 사태’ 보다도 동선 파악, 통제 및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정부를 향해 “행정편의주의와 ‘K-방역은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프레임에 갇혀 잘못된 선택을 해서는 안된다. 응시자들 사이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시 정부는 피할 수 없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수험생들은 정부의 K-방역 성공을 위한 마루타들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해당 청원글에는 이날 기준 9666명이 동의했다. 지난 10일에 올라온 ‘16일 진행되는 5급 공채 시험에 대한 연기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다른 청원글도 동의 인원 1915명을 기록했다.

이태원발(發) 코로나19 확산에도 공무원 시험이 예정대로 실시되는 배경에는 총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정부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총선 당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다른 선거인과 1m 이상 거리 두기, 발열 검사를 받고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 등 유권자 행동 수칙을 마련하고 전 국민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 결과 총선 뒤 코로나19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지날 때까지 선거 관련 확진자는 0명을 기록했다. 펜데믹(Pendemic·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총선에 외신들의 호평이 잇따랐다. 미국 국무부는 한국 정부가 전 세계 다른 나라들에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응시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응시할 수 있도록 방역관리 대책을 면밀하게 수립했다는 입장이다.

인사혁신처는 보건당국에 출원자 중 확진자, 의사환자 등 관리대상자가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고 관계기관에 출입국 사실을 조회했다. 자가격리자인 수험생은 보건당국과 협의 후 별도 장소에서 시험에 응시한다. 시험장 1곳 당 감독관 4명(간호사 포함)이 배치되고 감독관은 레벨-D 보호구를 착용한다. 

또 시험실별 수용인원을 기존 25~30명의 절반 수준인 15명 이내로 대폭 감축했다. 고사장 대여 학교 숫자를 18개교에서 32개교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시험 시행 전후에는 철저한 방역 소독, 시험시간·쉬는 시간에는 환기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험 당일에는 시험장 주 출입구를 단일화하고 출입자 모두에 대해 손 소독과 발열 검사가 실시된다. 수험생들의 마스크 착용은 의무다.

김 1총괄조정관은 “수험생과 시험감독 모두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안전하게 시험 치러냄으로써 생활 속 거리두기 한 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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