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물 명가? 주춤한 OCN에 지금 필요한 것

장르물 명가? 주춤한 OCN에 지금 필요한 것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작품에 대한 호평도, 열렬한 마니아층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OCN에서 방영한 오리지널 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와 ‘루갈’ 이야기다.

장르 드라마를 실험적으로 선보이며 ‘장르물 명가’로 자리 잡은 OCN의 기세가 주춤하다. 채널 25주년을 맞은 올해, OCN은 한국형 마블 세계관을 꿈꾸며 오리지널 드라마 두 편을 준비했다. 하지만 기대 이하라는 평이 다수다. 시청률이 저조해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거나, 완성도 면에서 화제성이 있었던 기존 OCN 드라마에 비해 시청자 반응도 시원치 않다.

사이언스 액션 히어로 장르를 표방한 ‘루갈’은 그동안 OCN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히어로물이란 점으로 장르 드라마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루갈’은 새로운 시도라는 것 외에 장르적 장점이 돋보이지 않는 드라마였다. 바이오 생명공학 기술로 특별한 능력을 얻은 인간 병기들이 모인 특수조직 루갈이 대한민국 최대 테러집단 아르고스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는 작품의 엉성한 세계관 속에서 힘을 잃는다. 장르 특성상 중요한 컴퓨터그래픽(CG)도 시청자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엔 부족했다. 인물과 서사에 자연스럽게 개연성을 부여해 몰입감을 높이기보다, 반전만 거듭하며 이야기를 풀어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루갈’의 전작이었던 OCN 토일극 ‘본 대로 말하라’ 또한 후반부 반전 만을 남기고, 장르물로서 좋은 평을 얻는 것에 실패했다. 한 번 본 것을 사진처럼 기억하는 ‘픽처링’ 능력을 갖춘 형사와 천재 프로파일러의 공조라는 재료는 신선했으나, 캐릭터의 독특한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평이한 전개가 발목을 잡았다. 그 결과 색다른 결의 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에게 OCN이 지금껏 반복한 수사물을 또 보는 것 같은 기시감만 남겼다.

이제 시청자는 OCN이 아닌 다른 채널에서도 쉽게 장르물을 볼 수 있다. 그간 OCN이 국내 장르 드라마를 선도해왔다면, 넷플릭스 등 대형 OTT 서비스 업체가 본격적으로 국내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물이 여러 채널에서 나올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OCN이 가야 할 길은 장르적 포즈만 남은 작품 대신, 장르물의 확실한 특색과 완성도를 갖춘 드라마를 선보이는 것이다. 방송사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CJ ENM 황혜정 미디어 콘텐츠 운영국장은 지난해 10월 OCN ‘스릴러 하우스’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OCN 드라마 라인업을 소개하며 “소재뿐만 아니라 ‘웰메이드 스토리’가 결국 성공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OCN이 장르 명가의 자존심을 이어갈지 궁금하다면 ‘번외수사’를 지켜볼 만하다. OCN 새 토일극 ‘번외수사’는 ‘루갈’의 바톤을 이어받아 오는 23일 첫 방송된다. OCN 특화 브랜드인 ‘시네마틱 드라마’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작품으로 꼴통 형사와 열혈PD 등 다섯 아웃사이더들의 범죄소탕 액션을 12부에 걸쳐 그릴 예정이다.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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