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넷플릭스는 되는데 네이버·카카오는 안 되는 것

국내사업자에 대한 '차별규제' 해소 목소리 높아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해외 사업자는 빠져나가는데, 국내 사업자만 쥐어터진다."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이 갖고 있는 불만이다. 이는 그동안 차별적인 규제로 국내 사업자들만 과도한 의무가 부과된 반면 외국계 사업자들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텔레그램과 넷플릭스다. 해외 메신저인 텔레그램은 강력한 보안과 정보 제공 비협조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수사 등에 대한 협조가 쉽지 않다. 수사기관이 손바닥보듯 들여다보는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 등 국내 메신저와는 엄연히 차이가 난다.  

글로벌 콘텐츠회사인 넷플릭스도 그동안 국내 통신사에 제대로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넷플릭스를 규제하는 넷플릭스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대한 법률)이 과방위를 통과하기도 했다. 

◇ 텔레그램, 본사도 서버도 몰라.카카오·네이버는 준 국가기간사업자 대우

'n번방' 사태를 불러온 텔레그램은 그 서버가 알려지지 않아 보안이 강력하다고 알려져 왔다. 여기에 어떤 기관에도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n번방과 같은 음험한 범죄가 일어나도 대책을 강구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 기능은 암호화를 통해 자신과 상대방만이 아는 비밀키를 이용해 대화 자체를 암호화하는 기능이다. 비밀 대화가 아니라도 메시지가 저장되는 서버 소스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반면 국내 1위 메신저 카카오톡은 '카카오톡 사찰'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보안성이 위협당한다는 말이 나온다. 카카오톡도 텔레그램처럼 비밀 대화를 지원하지만 여전히 서버가 국내에 있기 때문에 정부가 요구하는 경우 대화내용을 제공하는 데 저항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다. 

특히 2014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민간인 사찰 논란이 불거지며 경찰이 카카오톡, 네이버의 밴드, 네이트온 등 메신저를 감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텔레그램으로의 '사이버 망명'이 실시되기도 했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코로나19 대응 간담회를 개최하며 통신사와 함께 네이버와 카카오를 불러 "국가기간사업자는 아니지만, 그 업무가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외에도 네이버와 카카오에 EBS 방송 송신을 지시하고, 코로나 관련 정보제공 등을 요청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협조를 강구해 왔다.

◇ 넷플릭스는 망사용료 안내고, 네이버 카카오는 망사용료 수백억
 
넷플릭스도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넷플릭스는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지 않고 단지 3위 통신사인 LG유플러스와 협력해 들어오며 캐시서버를 설치, 망 이용료를 내지 않는 방식을 활용했다. 캐시서버는 이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를 따로 모아두는 서버다. 다만 다른 통신사와는 이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통신사들은 커져가는 넷플릭스의 트래픽을 감당하면서 추가 망을 증설하는 등 비용을 지출해 왔다고 설명한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자사 인터넷망에서 넷플릭스 관련 트래픽이 지난해말 대비 2.3배 늘었다고 설명한다. 

국내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동안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을 통신사들에게 지불해 왔다고 알려져왔다. 네이버의 망 사용료는 2016년 기준 700억원, 2017년 기준 1100억여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넷플릭스도 할 말은 있다. 넷플릭스는 모든 인터넷사용자를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망중립성의 원칙에 따라 망 비용을 추가 부담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이미 사용자들로부터 추가 비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 사업자로부터의 과금은 '이중 부담'이라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2017년 넷플릭스와의 수차례 협상이 결렬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이용료 갈등을 중재해달라는 재정 신청을 한 바 있다. 5월경 재정안을 마무리짓는 수순을 밟던 중에 넷플릭스가 돌연 서울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함에 따라 공은 법원으로 넘어간 상태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페이스북과 구글도 국내에 망 이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통신3사는 2017년 페이스북의 망 사용료와 관련해서는 한목소리를 내며 법원의 판결과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세금 회피 문제와 인터넷망 무임승차 논란으로 질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은 차별규제"라며 "국내 기업들만 과도한 규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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